알래스카의 여름은 짧다. 7,8월 길어야 한 달 남짓이다. 알래스카의 모든 생명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득달같이 달려올 겨울 혹한에 대비한 생명활동으로 분주해진다. 무너져 내리는 빙하의 굉음 사이로 울긋불긋 야생화가 땅거죽을 뒤덮고,긴 강줄기는 회귀하는 연어떼로 북적댄다. 우아한 뿔을 자랑하는 무스와 호기심 많은 어린 회색곰의 달음박질 또한 짧지만 강렬한 여름풍경에 방점을 찍는다.


빙하 또 빙하

알래스카의 여름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크루즈 유람.봄색으로 화사해지는 5월부터 가을색 짙은 9월까지 시애틀 또는 밴쿠버에서 수많은 유람선이 알래스카를 향해 출항한다. 모든 크루즈선이 거치는 항로는 인사이드 패시지.인사이드 패시지는 알래스카 해안선과 섬 사이의 좁은 통로를 말한다. 밴쿠버에서 케치칸을 잇는 장장 1600㎞의 항로로 곳곳에 산재한 빙하가 관광 포인트다. 특히 세계 최대의 유빙인 허바드 빙하도 볼 수 있다.

허바드 빙하는 1986년부터 조금씩 이동하고 있어 '움직이는 빙하'로도 불리는데 투명하고 푸른 빙하의 색깔이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빙하 끝부분이 순간적으로 무너져 내리는 모습이 장관이다.

아이시 스트레잇 포인트가 주요 기항지 중 하나. 주노에서 서쪽으로 80㎞쯤 떨어져 있는 글래이셔베이의 입구에 위치해 있다. 틀링기트 인디언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인디언 이민정착지가 있다. 관광보트를 타고 아돌퍼스 포인트 지역으로 이동해 해양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며 고래를 관찰할 수도 있다. 트램을 이용해 아이시 스트레잇 포인트의 해안 탐험을 하거나 경비행기를 타고 글레이셔베이 국립공원 상공을 나는 선택관광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사금 채취와 연어낚시

스캐그웨이는 해발 2000m가 넘는 산으로 둘러싸인 항구도시.19세기 말 금을 찾아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였던 곳이다. 황금의 꿈을 안고 이곳을 찾았던 사람들이 연 선술집이 그대로 남아 있다. 관광객들이 골드 러시 당시의 정취를 느끼며 여행길의 피로를 푸는 데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 '화이트 패스 시닉 레일웨이' 프로그램이 알차다. 금광석을 캐 실어나르던 철로를 운행하는 관광열차다. 철로변에 이어지는 순백의 산 풍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골드 러시 당시 사람들이 먹었던 연어구이를 맛보며 사금도 채취해볼 수 있는 골드 러시 체험투어 프로그램도 있다.

케치칸은 알래스카 원주민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곳.알래스카 내 도시 중 유일하게 백인보다 원주민이 많은 곳이다. 원주민의 문화유산인 '토템 폴'이 눈길을 끈다. 기항지 관광프로그램에도 '인디언 문화 및 벌목쇼'가 있다. 토템빌리지를 찾아 재미있는 벌목쇼도 관람하는 프로그램이다. 케치칸은 '연어의 수도'라고 불리는 곳으로 연어낚시를 빼놓을 수 없다. 게양식장 견학 프로그램도 있다. 싱싱한 게를 시식할 수 있어 식도락가들이 좋아한다. 피요르드 구경도 즐겁다. 높은 협곡절벽과 폭포가 어울려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미스트 피요르드의 비경을 구경할 수 있다.

주노는 알래스카의 주도.1944년 금이 발견되면서 사람들이 정착했다. 북쪽 21㎞ 지점에 웅장한 멘덴홀 빙하가 자리해 있다. 사냥,래프팅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멘델홀 빙하 탐험과 연어부화장' 투어 프로그램이 인기다. 푸른 빛이 감돌아 더욱 신비스러운 멘델홀 빙하와 연어부화장을 구경한다. 개 썰매 투어도 즐길 수 있다. 주로 빙하 헬기 투어와 묶거나 단독으로 진행된다. 썰매를 끄는 알래스칸 말라뮤트들의 훈련 모습을 보고 썰매도 타본다. 스포츠 낚시도 유명하다. 비행기 또는 보트를 타고 이동해 연어낚시를 즐긴다. 잡은 연어는 다시 놓아주도록 하고 있어 낚시 자체를 즐기는 데 의의가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 여행 Tip ]

하나투어리스트 VIP크루즈팀(02-722-4000)은 '로열 캐리비안,알래스카 빙하 크루즈 9일' 여행을 안내한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로열 캐리비안 크루즈의 세레나데호를 타고 인사이드 패시지~아이시 포인트~소이어 빙하~스캐그웨이~주노~인사이드 패시지~밴쿠버 코스를 유람한다. 크루즈만 7박 일정이다. 로열 캐리비안 크루즈의 세레나데호는 길이 293m,폭 32m의 9만t급 유람선이다.

5월에는 에어캐나다로 출발하며 6월 출발부터는 대한항공을 탄다. 5월16ㆍ23일 출발 인사이드룸 299만원,발코니룸 369만원.6월27일,7월4ㆍ25일 출발 인사이드룸 399만원,발코니룸 449만원.8월8ㆍ22일 출발 인사이드룸 429만원,발코니룸 499만원.기항지 관광,선내 개인 경비 및 팁을 제외한 모든 비용이 포함돼 있다. 60일 전 예약하면 1인당 10만원을 할인해준다. 10명 이상 단체는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적립금을 선실당 50달러씩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