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걸스' 한ㆍ미ㆍ일서 11일 공개

"보아와 저, 한국 가수로서 미국 땅에 와 데뷔를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힘든 시기와 어려움이 많았지만 이겨낸 만큼 우리 덕분에 아시아 인에 대한 편견이 조금은 없어지길 바랍니다.

"
가수 세븐(본명 최동욱ㆍ25)이 11일 한국, 미국, 일본에서 디지털 싱글인 미국 데뷔곡 '걸스(Girls)'를 공개했다.

국내 남자 가수로는 처음 현지 팝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세련된 사운드의 팝 R&B 곡인 '걸스'는 비욘세, 데스티니스 차일드 등의 히트곡을 만든 유명 프로듀서 다크 차일드가 프로듀싱 했고, 미국 내 최고 여성 래퍼로 꼽히는 릴 킴(Lil Kim)이 피처링해 발표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릴 킴은 뮤직비디오에서도 세븐과 호흡을 맞췄다.

2007년 미국 데뷔를 위해 로스앤젤레스로 간 세븐은 리치 해리슨, 다크 차일드, 노이즈 트립 등 현지 거물급 프로듀서들과 음반 작업을 해왔다.

현지에 있는 세븐과 이메일로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년간 미국에서 어떻게 지냈나.

▲영어공부, 음반 녹음, 춤 연습 등을 통해 현지 문화를 배우고 적응하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았다.

--미국 데뷔가 계획보다 늦어지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그리움이었던 것 같다.

가족, 친구, 무대, 어쩌면 대한민국 자체가 그리웠을지도 모르겠다.

--그간 보고 듣고 겪은 미국 음악 시장의 시스템은 한국과 어떤 점이 다르던가.

▲미국에는 가수들이 매주 노래하는 쇼 음악 방송이 없다.

주로 라디오와 클럽, 뮤직비디오 위주로 노래를 홍보한다.

우선 노래가 좋아야 한다는 뜻으로 여겨졌다.

--발매에 앞서 클럽 쇼케이스를 하며 '걸스'를 선보였는데 어떤 노래이며 현지 반응은.
▲'걸스'는 그루브(흥) 있는 미디엄 템포 비트의 팝 R&B 곡이다.

재미있는 가사와 귀에 감기는 멜로디가 특징이다.

여기에 릴 킴의 랩이 더해져 인종을 떠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가사에는 나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일부 담겨 데뷔 싱글로도 적합하다.

이곳 음악계 사람들도 희망적인 반응과 기대를 갖고 있다.

--노래와 뮤직비디오에 릴 킴이 참여했는데 아시아계가 홀로 승부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한 것인가.

▲꼭 그런 이유에서만은 아니었지만 일부분은 사실이다.

홀로 승부하는 게 어려워서가 아니라 릴 킴의 피처링 곡이 원곡보다 느낌이 좋았다.

좋은 음악과 비디오를 갖고도 피부색만으로 채널이 돌아간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다음 싱글은 아마 솔로곡이 될 것이다.

--보아도 미국에서 데뷔했는데 두 사람의 성공 여부가 아시아계 뮤지션의 진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나.

▲한국 가수로서 미국 땅에 와 데뷔를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절반의 성공이라고 본다.

힘든 시기와 어려움이 많았지만 이겨냈다.

우리 덕분에 아시아인에 대한 편견이 조금은 없어지길 바란다.

또 후배들이 우리의 미국 내 성공과 실패에 주목하기보다 음악과 무대에 대한 열정을 배웠으면 좋겠다.

혹시 우리의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다음 세대에서 해낼 수 있도록….
--두세 달 뒤 두번째 싱글을 내는데 이어 일본과 국내 활동도 예정돼 있나.

▲미국 활동에 좌우되겠지만 최대한 열심히 뛰어 일본과 국내 활동을 병행할 예정이다.

너무 오랜 시간 활동하지 않아 나 역시 국내 무대가 많이 그립다.

--공백기에 빅뱅이 크게 성장했는데 자극제가 되지는 않았나.

▲빅뱅은 자극제라기보다 활력소였다.

미국에서 빅뱅 보는 재미로 지냈다.

잘 돼서 너무 기쁘다.

하지만 아직은 쓴소리 해줄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부모가 자식 보는 마음이랄까.

하하.
--미국에서 이루고 싶은 세븐의 목표는 뭔가.

▲목표를 정해두지는 않았다.

지금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노래를 부르면서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멋진 무대를 보여주는 게 나의 목표다.

--데뷔 6년이 됐는데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주변 환경도 변했고, 나이도 먹어가고, 미국에서 혼자 지낸 2년 동안 나 자신이 많이 성숙해진 것 같다.

사람, 가수로서 둘 다 발전했다.

변하지 않은 게 있다면 마음가짐이다.

항상 처음 같은 마음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변하지 않고 내 곁을 지켜준 팬들에게 감사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