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민미술관 '비평의 지평'展

미술계를 이루는 삼각축이 있다.

미술 작품을 만드는 작가, 이를 유통시키는 갤러리나 미술관, 그리고 작품의 의미를 분석하면서 작가와 대중의 가교 역할을 하는 미술비평가다.

이 중 미술비평가는 역할 자체가 간접적인데다 국내의 열악한 평론 환경 때문에 제대로 조명받을 일이 거의 없다.

그러나 평론이나 비평은 어느 예술 분야든 중요하기 그지 없다.

한국 미술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10명의 소장파 미술비평가들을 좀더 직접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일민미술관이 13일부터 5월17일까지 여는 '비평의 지평'전이다.

강수미, 류병학, 고충환, 반이정, 장동광, 최금수, 서진석, 임근준, 유진상, 심상용 등 30-40대 미술 비평가가 각각 자신에게 할당된 전시공간을 자유롭게 꾸민 전시다.

이 미술관의 김희령 디렉터는 "이들 10명은 1980년대 이후 우리 시각문화의 다양한 지점을 읽어내고 활동해왔다"며 "이들에게 자신의 개인사, 비평활동 등을 토대로 가장 본인다운 문화를 표현해달라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10개의 전시 공간은 제각각이다.

류병학의 경우 '서재 살인사건'이라는 주제를 정해 스토리를 설정하고 소파, 영상 등으로 방을 꾸며 관객들이 직접 범인을 찾도록 했으며, 반이정은 자신이 좋아하는 자전거를 들여다놓고 웹하드에서 다운받은 사진을 작품처럼 진열해놨다.

장동광은 '자전적 연대기'라는 제목으로 그동안 자신이 기획한 전시의 계획서, 전시장 도면 등으로 꾸민 서재를 차렸으며 서진석은 '피터팬 증후군'을 주제로 삼아 자신이 수집해온 조그만 인형들로 예쁜 공간을 만들었다.

부대행사로 강수미가 각각 진행하는 작가 강홍구와 정연두와의 대화 등도 열린다.

입장료는 1천-2천원. ☎02-2020-2055. (사진설명 = 반이정과 서진석의 전시공간<일민미술관 제공>)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