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의 천국'이라는데… 비행기에 오르기 전부터 배가 출출했다. 오래 전 필리핀으로 첫 해외여행을 갔을 때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생을 했기에 태국여행길도 음식에 대한 걱정부터 앞섰다. 5시간30분을 날아 도착한 수완나품공항은 수많은 여행객으로 그 열기가 뜨거웠다.

세계적 금융위기와 경제불황에도 입국장의 면세점은 발디딜 틈이 없었고 20분이나 기다려서야 입국 절차를 마칠 수 있었다. 지난해 12월 공항점거 사태로 혼란했던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5성급 호텔의 세련된 손맛

수완나품공항에서 차로 30분 남짓 달려 도착한 곳은 소피텔 호텔.모두 배가 고픈 듯 밥부터 먹자고 난리다. 원래는 방콕시내에서 관광객이 많이 찾는 MK수끼 레스토랑에 갈 계획이었다.

MK수끼는 태국식 샤브샤브 전문 체인레스토랑.펄펄 끓는 육수에 야채와 해산물을 살짝 데쳐서 먹는데 값도 비교적 저렴해 태국인들이 좋아한다.

소피텔 호텔에서 맛본 요리는 새우탕인 '톰양꿍',파파야 야채가 곁들여진 샐러드 '솜탐',볶음밥인 '카오팟',미나리 야채볶음인 '팟붕파이뎅' 등이다.

카오팟은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이름과 가격이 조금씩 다르다. 새우를 넣은 볶음밥은 '카오팟꿍',닭고기를 넣었다면 '카오팟까이'라고 한다.

'카오팟뿌'(게살),'카오팟느어'(소고기) 등도 많이 찾는 메뉴 중 하나다. 디저트로 나온 '땡모빤'이란 수박주스의 맛을 잊을 수가 없다. "태국에서 땡모빤을 모르는 사람은 간첩"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주스다.

오리엔탈 호텔의 '살라림남'도 분위기가 좋은 호텔 레스토랑으로 꼽힌다. 강변에 위치해 있어 밤이 되면 유람선을 마주하며 오붓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다섯 종류의 세트메뉴가 2250바트다.

길거리음식 천국

타이왕궁 근처의 '밀라키'에 대한 소문이 자자하다. 20명이 배불리 먹고도 2000바트(한화로 9만원)가 채 안 됐다.
그만큼 음식의 질이 좋으면서 값은 싸다는 말.한곳에서 30년째 장사를 하고 있다는 중국인 주인 아주머니는 볶음밥과 볶음국수까지 서비스로 내준다.

태국식 볶음국수인 '팟타이'로 유명한 맛집은 방콕시청 근처에 있다. 식당 이름은 '팁사마이'(www.thipsamai.com).시내중심가에 있어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있을 뿐 아니라 한국인 관광객에게도 많이 알려진 곳이다.

작은 접시의 팟타이 가격은 60바트(약 2700원).그런데 작은 페트병의 오렌지주스 가격은 70바트로 메인메뉴보다 더 비싸다.

시내 중심가를 쇼핑하다 출출해지면 '쏜통차이나'에 가볼 것.방콕 식도락 회원들이 최고로 꼽는 타이 전통식 레스토랑으로 라마4세 로드 스쿰빗 쏘이24의 남쪽에 위치해 있다.

이 집이 수십년간 명성을 유지했던 비결은 그날 새벽에 전국에서 공수된 신선한 해산물을 쓴다는 점에 있다. 음식값이 120~150바트를 넘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포인트.게요리인 '뿌동'을 추천하는 이들이 많다.

시간이 된다면 배낭여행객들의 천국인 '카오산 로드 '를 찾아 길거리 음식의 진수를 맛보는 것도 좋다. 쌀국수,볶음밥,치킨라이스 등을 정말 값싸게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곳이다.

근사한 비즈니스 런천

비즈니스를 위한 식사라면 방콕 수코타이 호텔의 '셀라돈'이 안성맞춤이다. 공원 속의 숨겨진 레스토랑으로 모든 메뉴의 풍미가 깊기로 소문이 나 있다.

점심 메뉴는 800~1200바트.차와 물도 돈을 내고 주문해야 한다. 지난해 씨암파라곤에 분점을 낸 '블루 엘리펀트'도 잘 알려져 있다.

파리,런던 등 전 세계 곳곳에 분점이 있을 만큼 유명한 레스토랑이다. 코스요리를 주문하면 태국의 다양한 전통음식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파타야라면 비즈니스 레스토랑인 '만트라'로 향해 보자.만트라 입구에 들어서면 종업원 여럿이 두 손으로 합장하고 '사와디 카'하며 태국식 인사를 건넨다.

만트라가 자랑하는 요리는 '뿌팟퐁커리'.태국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 커리볶음이다. 달달하고 고소한 커리향에 게살은 또 얼마나 실한지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정도로 맛있다.

방콕(태국)=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 여행 Tip
태국은 인도차이나반도 중심부에 자리한 나라다. 국토 면적은 한반도의 2.3배로 인구는 6000만명.수도는 방콕.한국보다 2시간 늦다. 화폐단위는 바트.요즘 환율은 현금매입 기준 1바트에 44원 선.10~5월이 여행하기에 좋다.

내년에 50돌을 맞는 타이항공(02-3707-0370)은 이달 말까지 '비즈니스석 3+1' 이벤트를 벌인다. 3명이 비즈니스석을 구입하면 1명에게 무료 티켓을 제공한다. 타이항공은 인천~방콕 노선을 매일 4회 운항하고 있다. 부산에서도 월ㆍ목ㆍ금(오전 8시45분) 주3회 운항한다. 태국관광청 서울사무소(02)779-5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