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우리나라를 찾은 올해 첫 황사가 매우 짙은 것은 몽골 등 황사 발원지의 고온 및 극심한 가뭄 탓이라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황사 첫 관측시기가 점차 빨라지는 추세 속에 올해엔 황사가 처음으로 관측되자마자 곧바로 서울 등에 황사경보까지 발령되면서 최악의 황사가 찾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 서울에 2월 첫 황사경보 = 기상청은 이날 오전 10시30분을 기해 서울.경기지방에 황사경보를 발령했다.

이는 지난 2002년 황사특보제가 시행된 이후 처음 2월에 황사특보가 발령된 사례로 기록됐다.

보통 2월 첫 황사는 옅은데 반해 이번 황사는 미세먼지농도가 높은 편이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백령도의 미세먼지농도는 976㎍/㎥, 서울 178㎍/㎥, 수원 225㎍/㎥, 춘천 243㎍/㎥, 군산 265㎍/㎥ 등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00년 이후 2월 황사 첫 관측일 및 최고농도는 2008년 2월11일 297㎍/㎥, 2007년 2월14일 269 ㎍/㎥, 2004년 2월14일 264 ㎍/㎥ 등이었다.

기상청은 1시간 평균 미세먼지농도가 400~800㎍/㎥이 예상되면 황사주의보, 800 ㎍/㎥ 이상이면 황사경보를 발령한다.

◇ 황사 발원지 극심한 가뭄 탓 = 보통 2월 황사는 옅은데 반해 올해 첫 황사가 짙은 것은 몽골 고비사막과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등 황사 발원지의 고온 및 극심한 가뭄 때문이라는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지난 겨울 황사 발원지에 극심한 가뭄이 들어 먼지가 많아졌고 강한 저기압을 타고 하늘 높이 솟구친 뒤 겨울철 북서풍을 타고 우리나라까지 내려온 것.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 화북지역의 최근 1개월 최고기온이 5~10도, 최저기온은 영하 20~영하 30도에 달한다.

이는 네이멍구지역의 경우 평년보다 4~6도, 만주지역은 2~4도 가량 높은 수치다.

네이멍구, 만주 등 중국 북동부 지역의 공기가 상당히 건조한 편이다.

지난 12~13일 화중지방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비가 내려 가뭄이 다소 해소 됐지만 아직 네이멍구지역은 건조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어 황사가 생기기 좋은 조건이 형성돼 있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 황사 첫 관측시기 빨라져 = 황사가 처음 관측되는 시기도 점차 앞당겨지는 추세다.

그간 황사 출현일수를 보면 1980년대에는 첫 황사가 4월에 많이 관측됐고 1990년대에는 3월, 2000년대에는 2월로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

올해 첫 황사는 지난해 첫 관측시기(2월12일)와는 비슷하다.

지난 2000년대 첫 황사 관측시기는 2월이 4차례, 1월 3차례, 3월 2차례, 4월 1차례 등이었다.

이는 최근 황사 발원지인 네이멍구지역의 겨울철 고온건조 현상으로 황사 발생 조건이 빨리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9년간(1970~2008년) 황사가 가장 빨리 관측된 것은 2001년(1월2일)으로 당시 서울, 인천, 제주 등 49개 지점에서 황사가 관측됐다.

가장 늦은 것은 1991년으로 4월30일에서야 통영에서 황사가 처음 관측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황사 발원지가 무척 건조하고 먼지가 많이 형성돼 올 봄에도 강한 황사가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