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60)가 이스라엘의 최고 문학상인 '예루살렘상' 수상자로 선출돼 15일 현지에서 상을 받았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자치구에 대한 공격으로 1천3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직후 열리는 수상식이라서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수상거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무라카미는 수상식 참석을 강행했다.

그는 예루살렘에서 열린 수상 기념 연설에서 "작가는 자신이 눈으로 본 것밖에 믿지 않는다.

나는 비(非)관여나 침묵을 지키기보다는 여기에 와서 보고 말하는 것을 택했다"고 수상식 참석 배경을 설명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이어 무라카미는 전쟁을 일으키는 사회 시스템을 "우리를 지키는 한편 때로는 조직적인 살인을 강요하는 '벽'"이라고 설명하고 인간은 이 벽에 부딪혀 부서지는 알로 비유했다.

그는 "알은 개성을 가진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존재이며 나는 항상 알의 편에 서 있다"고 선언하고 "벽이 높아 승리가 절망적으로 보일 때도 있으나 우리는 시스템에 이용당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시스템의 주인"이라고 강조했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