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보다 진솔한 일반인 모습 인기
'저비용, 고효율'에 방송사들도 선호

'리얼 버라이어티쇼'가 대세인 요즘 TV 오락프로그램이 점점 더 리얼해지고 있다.

'리얼'을 더 리얼하게 만들고 있는 주인공은 바로 보통 사람들이다.

연예인들이 꾸미지 않은 모습을 드러내는 리얼 버라이어티쇼가 큰 인기를 끄는 가운데 최근 오락프로그램에서 일반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반인들이 연예인과 허물없이 어울리는 것은 물론 직접 오락프로그램의 주역으로 나서기도 한다.

이처럼 그동안 브라운관 속 연예인의 모습을 그저 바라볼 뿐이던 시청자들이 점차 브라운관의 주역이 되고 있다.

◇'시청자들, TV 속으로'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은 시청자 80여 명과 단체 여행을 했다.

기존 관념대로라면 방송을 떠나 팬 미팅 차원의 '번외'로 이뤄질 수도 있을 만한 행사였으나 이번 여행은 '1박2일'이 야심 차게 추진한 프로젝트였다.

이처럼 시청자가 오락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것은 더는 놀랄만한 풍경이 아니다.

바라보는 시청자뿐만 아니라 직접 출연하는 시청자들도 거침이 없다.

'1박2일'을 비롯해 SBS '패밀리가 떴다', MBC '무한도전' 등의 프로그램은 연예인이 중심이지만 프로그램 성격상 일반인과 스스럼없이 접촉하면서 색다른 재미를 전하기도 한다.

일반인 위주의 프로그램도 늘고 있다.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은 특별한 재주를 지닌 일반인들이 주인공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SBS '인터뷰 게임'과 '연애시대' 역시 일반인을 중심에 내세웠던 프로그램이다.

KBS 2TV '로드쇼 퀴즈원정대'는 대학생들의 재기 발랄한 장기자랑을 엿보며, MBC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는 스타들이 주선자 자격으로 일반인 친구들에게 연인을 소개해주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저비용 고효율'
케이블TV를 들여다보면 일반인들의 활약은 더욱 두드러진다.

'제리 스프링어쇼'처럼 일반인 출연자들이 방송에서 비난과 독설을 퍼붓는 프로그램이 여럿 등장했다.

디자이너 지망생들의 도전을 담은 한국판 '프로젝트 런웨이'처럼 일반인이 주역인 리얼리티쇼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반인 리얼 버라이어티쇼'가 이처럼 유행하는 것은 비용 대비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스타들에게 천문학적인 출연료를 지급해야 하는 미국은 톱스타들의 몸값을 감당하지 못한 방송사들이 일반인을 내세운 리얼리티쇼로 짭짤한 재미를 봐왔다.

심각한 불황기를 맞은 국내 방송사들도 일반인 버라이어티를 위기 탈출의 돌파구로 삼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올리브채널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연애불변의 법칙'의 조상범 책임프로듀서(CP)는 "MC나 출연진 등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최소 2분의 1부터 극단적으로는 20분의 1까지 제작비를 줄일 수 있다"며 "톱스타가 출연하지 않고 세트비가 들어가지 않는 프로그램은 MC 출연료 외에 부가적인 지출이 적어 확실히 저가로 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인의 두 가지 얼굴
그러나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있는 법. 제작비가 적게 든다고 해서 무조건 일반인 리얼리티쇼가 늘어날 수는 없다.

조상범 CP는 "시청자들은 연예인에게서는 보지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인의 출연을 반긴다"며 "시청자들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기를 원하고 그렇지 않을 때 실망감을 느끼는데 일반인이 더욱 진솔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반인 출연이 붐을 이루는 것은 이를 기꺼이 보는 시청자도 있어야 하지만 출연자들도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에 가능하다.

때로는 KBS 2TV '미녀들의 수다'의 에바와 자밀라, 올리브 '악녀일기'의 에이미처럼 오락프로그램을 통해 연예인으로 거듭나는 이들도 있다.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의 박석원 PD는 "출연자 중에는 자신을 알리고 싶어하는 이도 있고 상대적으로 자기 표현을 잘하는 사람을 출연시키기도 한다"며 "수줍게 자신을 드러내던 '사랑의 스튜디오' 시절과는 달리 요즘 세대는 UCC 등에서 보듯 TV에서도 자신의 매력을 확실히 드러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