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의 큰 인물과 사건을 다룬 창작뮤지컬이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행적을 다룬 뮤지컬 '이순신'과 안중근 의사를 소재로 한 '영웅',병자호란을 시대적 배경으로 한 '남한산성' 등이 대기하고 있다.

'이순신'은 지난해 통영 한산대첩축제에서 선보인 작품으로 4월17일부터 5월3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1592년 옥포해전부터 당항포해전,당포해전,한산대첩 및 부산 해상봉쇄를 배경으로 이순신 장군의 삶을 보여줄 예정이다.

출연진이 50여명에 달하며,거북선과 배 세 척이 무대를 누비는 대형 공연이다.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인 이윤택씨가 극본을 쓰고 연출했다. 이번 공연은 '임진왜란 편'이며,이어서 '정유재란 편'도 나올 예정이다.

'남한산성'은 소설가 김훈씨의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김씨의 원작은 1636년 병자호란 당시 인조와 신하들이 47일 동안 남한산성으로 피난한 동안 벌어진 일들을 다룬 역사소설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 대열에 진입하며 화제를 모았다.

오는 10월14일부터 31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원작에서 부각된 인물들의 대립구도와 김씨 특유의 문체가 뮤지컬에 어떻게 반영될지가 관심거리다.

작곡을 맡은 김동성씨는 "극중 인물들이 겪었던 갈등과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선이 굵은 음악을 중심으로 두되 비극적 상황의 안타까움을 표현할 수 있는 서정적인 음악을 배치할 생각"이라며 "관객들에게 친숙한 현대적인 음악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음악감독 최재광씨는 "대립구조를 표현하는 음악은 자음에 중점을 둔 창법으로 절제된 문장의 느낌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LG아트센터에서 10월26일부터 12월31일까지 안중근 의거 100주기에 맞춰 선보이게 되는 '영웅'은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의 암살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과정을 보여주는 뮤지컬이다.

작품의 특징은 안중근 의사와 이토의 이야기가 거의 대등하게 그려진다는 점이다. 제작사 에이콤 측은 "실제로 대면한 적 없는 안중근 의사와 이토의 만남이 무대 위에서 성사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명성황후의 죽음을 목격한 유일한 궁녀로 이토의 목숨을 노리는 설희와 안중근 의사의 중국인 동료 여동생으로 안중근 의사를 사랑하게 된 링링 등 가상 인물을 등장시켜 극의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중절모와 양장 등 근대에 유행하던 옷차림과 한 · 중 · 일의 당시 풍광도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