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부분 지역에 29~30일 비가 내리겠지만 작년 여름부터 이어진 오랜 가뭄을 해갈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8일 "내일(29일)은 기압골의 영향으로 차차 흐려져 오전에 남해안 지방부터 비(강수확률 60∼100%)가 시작돼 오후에는 점차 내륙지방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충청지방에는 밤부터 비(강수확률 60∼90%)가 오고, 제주도는 흐리고 아침부터 비(강수확률 70∼90%)가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예상 강수량은 제주 10∼40mm, 남해안 10∼30mm, 전남 5∼20mm, 전북.경남.충남 5∼10mm, 경북.충북 5mm 내외다.

금요일인 30일에도 전국적으로 눈 또는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29일부터 전국에 내릴 비나 눈은 설 연휴 기간에 서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쏟아진 폭설과 함께 마른 땅을 촉촉이 적셔주는 역할을 하겠지만 가뭄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 기간의 주요 지역별 적설량은 충남 서산 24.0㎝, 천안 16.0㎝, 충북 충주 13.2㎝, 제주 성산 12.9㎝, 전북 정읍 12.7㎝로 집계됐다.

서해안지방 위주로 많은 눈이 왔을 뿐, 가뭄이 심한 경북 내륙과 경남 남해안, 강원 산간 내륙지역은 눈발이 비켜갔던 것이다.

또 적설량은 강수량으로 환산하면 10분의 1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눈은 웬만큼 오더라도 가뭄해소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작년 9월부터 이달 27일까지 주요 도시의 평년 대비 강수량은 대구 24%, 부산 32%, 전주 33%, 대전 49%, 광주 51%, 청주 52%, 서울은 68%에 그치고 있다.

특히 가뭄피해가 심각한 경남 산청.밀양(17%), 전남 순천.경남 합천(20%), 경남 거창(23%) 지역에선 대구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가뭄이 장기화하는 것은 작년 여름과 가을에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다가 겨울 들어서도 건조한 대륙 고기압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29∼30일 전국적으로 내리는 비가 일부 지역의 가뭄 해갈에 약간의 도움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건조한 날이 많을 것으로 보여 이번 가뭄은 6월이나 돼야 완전히 해갈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 기자 chun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