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씨의 3주기(29일)를 맞아 추모행사가 다양하게 열린다. 서울 삼성동 봉은사는 29일 오후 2시 경내 법왕루에서 고인의 3주기 추모제를 봉행한다. 봉은사 법왕루는 뉴욕의 백남준 스튜디오,독일 베를린 구겐하임미술관 분관과 함께 고인의 유해가 안치된 곳.이날 추모제에는 유족과 백남준 스튜디오 관계자,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과 신도 등 1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봉은사는 2007년부터 법왕루에 고인의 유해와 함께 '백남준 데드마스크'를 전시하고 해마다 추모제를 지내고 있다.

경기문화재단도 지난해 문을 연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이날 오후 3주기 추모제를 연다. 또 백남준아트센터는 다음 달 4~5일 '백남준의 선물1'을 주제로 첫 국제 세미나를 열고 그의 예술세계를 인문학적으로 조명한다. 세미나에는 백남준과 함께 퍼포먼스에 참여했던 미술이론가 바존 브락,일본 미술사가 미도리 야마무라,1960년대 독일 전위 예술계의 프리마돈나로 통했던 마리 바우어마이스터 등이 참여한다.

지난해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백남준 2주기 행사를 열었던 용인 한국미술관은 29일부터 '백남준 선생 가시고 365×3'전을 연다. 고인과 부인 구보타 시게코 여사의 작품,서양화가 김명희와 금속공예가 김승희의 오마주 설치 작품 등으로 꾸며지는 전시다.

부대 행사로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김홍희 경기도미술관장 등이 소장하고 있는 고인의 사인이 있는 사진이나 친필 원고 등도 전시한다. 31일에는 '담소 나누기'라는 이름으로 백남준의 예술 혼을 이어나갈 방안을 토의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담소 나누기'는 가수 조영남씨가 사회를 맡고 미술평론가 오광수 · 최병식,고석만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장 등이 관객과 함께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은 고인의 초대형 작품인 '다다익선' 주변에 설치미술가 강익중이 오마주 성격으로 만든 작품을 배치한 '다중대화,삼라만상'전을 다음 달 6일부터 1년간 펼친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