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주식회사 배리 리버트 외 지음/ 박미남 옮김/ 지식의날개/ 224쪽/ 1만1000원2007년 그는 무명의 정치인이었다. 시카고 출신에 '버락 오바마'라는 이상한 이름의 소유자였을 뿐이었다. 당시 '변화'는 진부한 슬로건에 불과했으며 심장을 고동치게 하거나 횃불을 밝혀주는 나팔 소리는 결코 아니었다. 이미 사망 선고를 받은 이 두 글자에 생명을 불어넣어 '살아 숨쉬게' 만든 게 그였다. 그로부터 2년.현상 유지가 죽음의 덫임을 끊임없이 외쳤던 주인공은 마침내 백악관에 입성했으며 'Yes,We Can(우린 할 수 있어)'을 증명하기 위한 첫 업무를 시작했다.

[책마을] "비난할 시간에 문제 해결"…오바마처럼 쿨해야 이긴다...오바마 주식회사
《오바마 주식회사》는 대통령 출마를 결심한 순간부터 당선까지 2년간 캠프를 움직인 '오바마 선거 캠페인'을 추적했다. 컨설팅 회사의 대표인 저자는 캠페인 참모 및 자원봉사자들과의 심도 있는 인터뷰와 수많은 미디어 자료를 토대로 기업들이 놓쳐서는 안 될 '이기는 경영전략'을 내놨다. 미국과 세계인을 그토록 열광케 하고 역사상 가장 완벽했다는 평을 이끌어낸 역전의 신화는 뭘까.

이 책에서 비즈니스 리더가 배워야 할 요소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흔들림 없이 목표에만 집중하는 냉철함(Be Cool),사회적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소통(Be Social),변화를 포용하고 구체화하는 능력(Be the Change)이 그것이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의 '작은 바람'에 사소한 문제(페일린)는 무시하고 과녁(매케인)에만 신경 썼던 일,텍사스 예비 선거에 지자 '비난은 쓸 데 없다. 문제를 해결하라'며 평정심을 잃지 않았던 전략이 먹혀든 게 대표적 사례다.

인터넷 대중을 사로잡은 것도 절대적 힘이 됐다.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등의 웹 사이트와 블로그 · 문자 메시지 · 휴대전화 등의 네트워킹을 활용한 게 주효했다. 이를 통해 캠프는 지지자들과 24시간 즉각 소통했고 소규모의 기부자를 강력한 기부단과 자원봉사자 부대로 키워냈으며 격전이 벌어지는 주에서 결정적 득표를 얻어냈다. 사회적 테크놀로지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있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라이트 목사의 극단적 발언으로 야기된 인종차별 문제를 분열이 아닌 화합의 계기로 전환시킨 정공법,미국도 변해야 한다며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이나 이란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스마트 파워'도 주목된다. '국민의,국민에 의한,국민을 위한 기업'을 꿈꾸는 경영자라면 오바마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그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그들의 마음을 어떻게 하면 사로잡을 수 있을지를 확실히 아는 리더이기 때문이다.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