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요계 코드는 경쾌.단순
연초부터 가요계에 '걸'과 '보이' 열풍이 뜨겁다. 추위가 절정에 이르는 1월에는 매년 20대 후반 가수들의 발라드곡들이 선두권을 차지했지만 올해에는 10대 후반과 20대 초반 아이돌 그룹들의 경쾌한 노래가 음원차트 상위권을 싹쓸이하고 있다. 사람들이 경기불황의 시름을 잠시나마 잊기 위해 밝고 경쾌한 노래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20일 음악차트 KTF도시락(www.dosirak.com) 주간랭킹 (1월12~18일)에 따르면 10대 후반과 20대 초반 9명으로 구성된 여성그룹 소녀시대의 댄스곡 'gee'가 2주 연속 1위에 올랐다. 2~5위권도 빅뱅,SS501,티맥스,동방신기 등 아이돌 그룹의 댄스곡과 발라드곡들이 차지했다.

특히 3위와 4위에 랭크된 SS501의 '내 머리가 나빠서'와 티맥스의 '파라다이스' 등은 최근 꽃미남 학생들의 이야기로 3회 만에 시청률 20%를 넘어선 KBS 2TV 월화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테마곡이다. 이들 노래는 무겁거나 처지지 않고 경쾌하다.

음악사이트 뮤즈(www.muz.co.kr) 주간차트에서도 1,2,4위가 소녀시대,SS501,빅뱅 등 아이돌 그룹의 노래들로 채워졌다.

KTF뮤직의 최윤선 팀장은 "경기침체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이 슬픈 느낌의 처지는 발라드곡보다는 쉽게 흥얼거릴 수 있는 댄스곡을 선호한다"며 "특히 소녀시대와 빅뱅 등 아이돌 그룹은 귀엽고 활기찬 몸동작과 외모로 보는 즐거움까지 주기 때문에 잠시나마 현실을 잊게 해준다"고 말했다.

가요계에서는 음악 소비패턴이 어려운 '명곡'에서 따라부르기 쉬운 곡들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가요팬 이영미씨(27)는 "소녀시대의 신곡을 처음 들었을 때 원더걸스 노래인 줄 착각했다"며 "요즘 아이돌 그룹의 멜로디는 어디선가 들어본 듯 익숙해서 편하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