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MC 이어 3월께 싱글로 솔로 복귀

테이블에 카라멜 마키아토가 나오자 윤건(본명 양창익ㆍ34)은 "저~그 커피 잘 만들어요"라는 인삿말부터 건넸다.

지난해 8월 음악 작업실이 있는 서울 효자동에 카페 '숲'을 오픈한 그는 바리스타 자격증에 도전하고 싶을 정도로 한동안 커피에 심취해 있었다고 한다.

윤건은 5년7개월 만에 나얼과 재결합한 브라운아이즈의 3집이 지난해 최단기간 10만장을 돌파한 뒤 15만장까지 팔려 화제를 모았다.

두사람은 에티오피아 우물 건설사업 등을 위해 음반 수익금 전액을 월드비전에 기부해 훈훈함을 더했다.

그러나 윤건은 나얼이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고 있어 혼자서는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최근 신사동 가로수길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3월께 발표할 싱글 음반 준비에 한창이라고 했다.

연세대학교 작곡과 출신답게 브라운아이즈의 음악도 손수 만들어왔다.

"피아노 선율이 담긴 브릿 팝, 이지 팝이 될거예요.

자작곡 세곡을 넣을 건데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걸로 선보일겁니다.

쉽고 듣기 편한 음악으로요.

사실 지난해 솔로 4집을 두달 만에 완성했는데 발매 안하기로 했어요.

음악에 한해서는 완벽주의자여서 90점 이상은 돼야하거든요.

2집의 '비오는 압구정'처럼 지금 들어도 좋은 음악이어야 하니까요.

"
2001년 1집, 2002년 2집을 내고 나얼과의 불화설 속에 해체된 브라운아이즈의 재결합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이 질문에 커피 한모금을 들이키더니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룹일 경우 크고 작은 갈등이 생기는데 우리는 해체해 표면적으로 더 드러났을 것"이라며 "가장 큰 부분은 음악이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고보니 아무 것도 아니더라. 둘 다 크리스천이어서 '서로 용서하고 사랑해가자'는 종교관 덕에 다시 만날 수 있었다"고 에둘러 말했다.

두 멤버 모두 음악적인 주관이 뚜렷하고 예민한 성격 탓은 아닌지 다시 묻자 "고양이가 탁 치면 바로 반응하듯이 나는 동물적으로 예민할 뿐이다.

감정의 기복이 심한 편도 아니다.

음악은 감성만으로 완성될 것 같지만 이성이 크게 작용하는 장르"라고 덧붙였다.

둘은 결별 후 윤건은 솔로, 나얼은 브라운아이드소울을 결성해 활동했지만 브라운아이즈 시절 때의 영광을 재현하지는 못했다.

"녹음실에서 3집 작업을 하면서 딱히 말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둘이 함께 하니 확실히 좋네'라는 생각에 내내 마음이 뿌듯했어요.

둘의 음악적인 정서가 섞일 때 최적의 조합이 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은거죠."
브라운아이즈는 '벌써 일년', '점점', '가지마 가지마' 등의 히트곡을 냈지만 3집까지 방송 활동없이 신비주의 전략을 택해 음악으로만 승부한 대표적인 팀이다.

그러나 윤건은 28일 방송부터 모델 겸 가수 장윤주와 함께 MBC TV '음악여행 라라라'의 MC를 맡아 데뷔 10년 만에 처음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로 나선다.

그는 "브라운아이즈 결성 전 1999년 힙합그룹 팀(Team)으로 데뷔했는데 팀 시절 '호기심천국' 실험맨으로, 또 예능 프로그램에서 수영장에 뛰어들기도 했다"며 웃은 뒤 "처음 진행을 맡아 '게스트들이 편안하게 음악 얘기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도 된다"고 말했다.

작은 변화가 일고 있는 지금,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그는 지난 시간들의 기억을 더듬어보기도 했다.

드러나진 않았지만 크고 작은 굴곡도 꽤 있었다.

"콤플렉스가 많았던 어린 시절 웸, 아하 등의 팝을 들었고 이들이 제 우상이었죠. 대학교 2학년 때 처음 미디 장비를 구입해 음악을 만들었어요.

힙합 음악인들이 뭉쳐 만든 '1999 대한민국' 음반에 본명으로 참여했고, 데모 음반을 들고 기획사를 찾아다니다 팀에 캐스팅됐죠. 팀 1집 활동 이후 그만뒀는데 당시 이 세계가 무척 힘들게 느껴졌어요.

"
이후 브라운아이즈 2집까지 큰 성공을 거둔 그는 2003년 솔로 1집으로 20만장의 판매고를 올려 브라운아이즈의 명성을 이어갔지만 2004년 2집 때 음반제작자와 갈등을 겪으며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2005~2006년에는 드라마 '슬픈연가' 주제곡을 불러 일본 활동도 했지만 돌아왔고, 2007년 발표한 3집 성적도 아쉬웠다.

"그룹, 솔로 다 해봤으니 2집 때 여유롭고 싶었어요.

치열하게 살고 싶지 않았죠. 제 고집대로 음악을 해도 잘 됐으니 자신감도 있었고요.

매너리즘에 빠진거죠. 그런데 사장님은 제가 대중적으로 실패한 게 아닌데도 제 색깔을 갖고 음악을 하는데 인색하셨던 것 같아요.

그때 갈등이 좀 심했죠."
요즘 윤건이 사는 즐거움은 교회, 카페 다음으로 부동산이다.

'은둔형 음악인'이라는 이미지는 편견이며 재테크에도 관심이 많아 사회화가 잘 된 편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차를 타고 가다가 '저기 내 작업실을 만들면 좋겠다', 예쁜 건물이 있으면 인근 부동산에 들어가 누가 사는지, 집값 시세를 알아보며 아줌마들과 친해지죠. 전세를 살다가 2004년에 집을 샀는데 집이라는 저만의 공간이 좋아요.

집 인근에 공원이 있거나 강이 흐르거나, 좋은 전망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시골보다 자연이 어우러진 도시가 좋아요.

"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