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명 발키리' 홍보차 방한 기자회견

"나이를 먹지 않는 비결요? 저는 그냥 일을 할 뿐이고, 아이들도 있고 해서 잠도 잘 못 자는데… 아마 나이 먹을 시간이 없어서 그런가 봅니다.(웃음)"

22일 개봉하는 '작전명 발키리' 홍보차 한국을 찾은 할리우드 톱스타 톰 크루즈(46)는 18일 낮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브라이언 싱어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40대에 들어서도 액션물에서 활약하는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크루즈는 16일 오후 김포공항으로 입국하면서 몰려든 한국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고 포옹을 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한국 관객들과 만나 언론으로부터 '친절한 톰 크루즈'라는 별명을 얻었다.

"별명 감사합니다. 한국인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 한국 팬들의 환대를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한국에 오는 건 정말 좋아요. (웃음)"

그는 자신이 영화를 하는 이유 자체가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저 자신도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 팬입니다. 제가 영화를 하는 것은 관객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죠. 그래서 다양한 장르의 영화 작업을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작전명 발키리'는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을 비롯한 권력층 내 비밀 레지스탕스 세력이 히틀러 암살을 기도하는 내용의 액션 스릴러다.

배우 케이티 홈즈와 딸 수리를 두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크루즈는 "영화를 찍으면서 가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역사에 관한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주지 못하는 상황이 얼마나 절박했을까요. 슈타우펜베르크는 아이가 장교 모자를 쓰고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아이들의 미래, 인류의 미래에 대한 결단을 내리고 실행하게 됩니다."

'작전명 발키리'는 작가이자 제작자인 크리스토퍼 매커리가 베를린을 방문했다가 레지스탕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고 대본을 쓰기 시작했고 '유주얼 서스펙트', '슈퍼맨 리턴즈' 등을 만든 싱어 감독에게 연출을 요청했다.

톰 크루즈는 '작전명 발키리'에 대해 역사적 교훈과 서스펜스를 가장 강조했다.

"그동안 드라마, 서스펜스, 코미디 등 모든 장르를 해봤지만 이 이야기에서 엄청난 서스펜스를 느꼈고 실화 바탕이라 매료됐죠. 촬영 전후로 작가, 감독과 늘 함께 현실감, 긴장감을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했습니다."

실화 바탕 영화에 출연한 게 이번이 두 번째라는 톰 크루즈는 "나는 늘 히틀러를 죽이고 싶었다. 그를 증오한다"는 농담 반 진담 반의 말로 이번 영화에 임한 자세를 설명했다.

"저는 전투기를 직접 조종할 수 있고 역사와 2차 세계대전에 상당히 관심이 많습니다. 예전부터 다큐멘터리를 보면 왜 아무도 히틀러를 암살하지 않았을까 궁금해하곤 했죠. 이 인물을 연구하고 연기하면서 존경하게 됐습니다. 히틀러를 저지하려 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제 삶 역시 변화시켰습니다."

톰 크루즈와 기자회견 자리에 동석한 싱어 감독은 "한국은 좋은 영화시장이라 방문하게 됐다"면서 한국과의 개인적인 인연도 소개했다.

"한국의 영화 관계자들을 만나고 싶기도 했죠. 영화를 통해 다른 나라의 영화인들과 가까워지는 건 좋은 일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공동제작도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제 아버지가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개인적인 인연도 있어 한국 방문은 무척 흥분되는 경험입니다."

톰 크루즈 역시 "17일 파티에서 한국 영화인들을 만났다"며 "재능있는 영화인들이 많아 교류하고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느 나라에서나 영화는 중요한 문화 산업입니다. 국적에 관계없이 영화인, 예술가라는 공통점이 있으니 서로 격려하고 교류하면 좋겠죠."

싱어 감독은 "액션 중심의 전쟁영화와는 다르지만 액션이 꽤 들어있고 공들여 촬영했다"며 "항공기에 메이크업아티스트가 탈 수 없어 내가 직접 톰의 메이크업을 해준 적도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히틀러 암살 작전은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는 상식을 관객들이 가지고 있지만 극적 긴장감은 충분히 살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고 말했다.

"'타이타닉'이 침몰했다는 사실은 모두 알지만 누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니 재미있는 거죠. '작전명 발키리'의 결말은 모두 알고 있지만, 등장인물들의 운명은 관객들이 잘 모릅니다. 오히려 서스펜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