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은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여행지의 하나다. 비행기로 4시간 정도면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고 비용도 적게 들어 신혼여행,골프여행,리조트여행 등을 하기에 좋다. 필리핀은 활기차고 경쾌하다. 길거리나 휴양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외국인에게 거부감이 없어 여행객의 마음을 편하게 한다. 미국과 스페인 등의 식민 지배를 받은 만큼 동양과 서양의 분위기가 묘하게 어우러져 있어 휴양지 관광뿐 아니라 도시 투어에서도 볼거리가 많다.

종교의 도시,마닐라

필리핀은 과거 식민지 시대를 거치며 동양과 서양이 절묘하게 조화된 관광 명소로 자리잡았다. 특히 정치,경제의 중심인 수도 마닐라는 유럽의 도시처럼 고풍스러운 서양 건축물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 중 마닐라 역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인트라무로스는 '마닐라 투어'에서 놓칠 수 없는 곳이다. '성안의 도시'라는 의미를 지닌 '인트라무로스'는 필리핀을 정복한 스페인 사람들이 세운 곳으로 마닐라 대성당,산티아고 요새,성 어거스틴 교회 등이 밀집해 있다.

16세기 초에 지어진 마닐라 대성당은 돌에 새겨진 섬세한 장식과 스테인드글라스 모자이크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그 중 세월의 흔적이 엿보이는 돌탑과 4000여개의 건반을 가진 파이프 오르간은 마닐라 대성당의 명물이다.

성 어거스틴 교회는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교회다. 스페인 통치 시대 초기의 건축물 가운데 남아있는 몇 안 되는 건물 중 하나기 때문에 역사적 가치가 높다. 내부는 바로크 양식으로 장식돼 있으며 교회 안으로 들어가면 파리에서 들여온 샹들리에,이탈리아 화가가 그린 화려한 색감의 벽화와 제단화를 볼 수 있다.

산티아고 요새는 인트라무로스에서 가장 오래된 요새다. 스페인과 일본 식민지 시절 많은 필리핀 독립 투사들이 이곳에서 고문을 당하거나 죽음을 맞았다. 가슴 아픈 역사의 기억이 남아 있어 '자유의 성전' 이라고도 불린다.

숙소는 소피텔 플라자를 추천한다. 5성급 호텔로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을 준다. 소피텔은 또 리조트에 버금가는 수영장을 갖췄다. 마닐라 베이를 바라보면서 수영을 즐길 수 있는데,수영장을 둘러 심어진 높다란 야자수들 덕분에 휴양지 분위기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천국의 또 다른 이름,보라카이

보라카이의 화이트 비치는 해수면 층에 따라 물의 색깔이 달라지는 신비로운 바다를 볼 수있는 곳이다. 끝없이 펼쳐진 순백색 해변은 바다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보라카이의 가장 큰 장점은 호텔과 해변이 붙어있어 마음만 먹으면 각종 스포츠를 하루에도 여러 개 즐길 수 있다는 것.현지인들이 거주하는 섬을 둘러보는 호핑투어를 비롯 스킨스쿠버,스노클링 등을 할 수 있다.

보라카이의 바닷속은 발리,사이판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하다. 배를 타고 나가 스노클링을 하면 형형색색의 열대어와 바닷속 생물들을 살펴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호핑 투어에서는 여행객이 직접 낚시한 물고기를 회로 떠서 먹을 수도 있다.

초보자라도 스킨스쿠버를 할 수 있다. 15분 정도 간단한 설명을 들은 뒤 바로 바다로 들어간다. 산소호흡기로 숨쉬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물에 들어가기 전에는 긴장되지만 일단 들어간 뒤에는 바닷속을 구경하면서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일 수 있다. 현지에서 '액티비티'를 신청하면 국내 여행사를 통하는 것보다 값이 싸지만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유의하자.

해변에 줄지어 있는 각종 음식점도 훌륭하다. 스테이크 전문점에서부터 파스타집,심지어 중국음식점까지 다양하다. 가격도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대부분 음식 맛이 뛰어나 여행기간에 다녀볼 식당을 미리 정하는 것도 좋다. 보라카이의 밤은 낮보다 더 화려하다. 식당들은 야외에 자리를 깔고 술과 음료를 판매 한다. 바다의 파도소리를 들으며 마시는 맥주 만큼 시원한 것도 없다.

숙소로는 리젠시 리조트를 추천한다. 보라카이에서 가장 유명하고 규모도 크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한국인이 운영하는 셰라프호텔과 비슷한 규모였으나 2007년 6월 새 건물의 객실이 오픈되면서 명실공히 보라카이 최대 숙박시설로 올라섰다. 화이트 비치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깔끔한 분위기와 깨끗한 시설,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곳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