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군기무사령부 부지에 국립현대미술관을 건립하려는 문화예술계의 숙원이 풀리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기무사 부지 강당에서 열린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통해 기무사 부지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분관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역사적 의의가 있는 곳에 국립미술관을 조성함으로써 다양한 예술작품이 전시되고,창조적 실험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며 "전세계의 미술가와 관광객들이 모여들 수 있는 동북아의 대표적 미술관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무 관청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연말까지 구체적인 조성계획을 마무리하고 내년 중 기본 및 실시 설계를 거쳐 리모델링 공사에 착공,이르면 2012년께 개관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경기도 과천으로 이전한 기무사의 옛 소격동 부지는 대지 2만7402㎡에 연건평 3만4490㎡의 건물 10동으로 이뤄져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립 계획에 따라 1929년 세워진 기무사 본관 건물은 근대문화재로 지정돼 있어 원형을 그대로 살려나가지만 1970~1980년대 설립된 부속 건물들은 조성계획에 따라 리모델링하거나 철거된다. 서울관에는 전시시설과 함께 수장 및 교육시설 등도 들어선다.

문화부는 기무사 부지 매입비 1125억원 중 올해 예산으로 200억원을 확보했다. 나머지 부지 매입비와 공사비는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다.

문화부는 앞으로 건립되는 서울관을 전통미술뿐 아니라 설치미술과 멀티미디어 아트 등 첨단 시각예술을 아우르는 컨템포러리아트센터로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인근 화랑가와 어우러져 한국의 문화적 정체성과 수준을 보여주는 국가 상징 문화콤플렉스로 조성해 각국 미술가들과 상호 교류할 수 있는 '동북아의 문화 허브'로 기능하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박순태 문화부 예술국장은 "국립현대미술관의 본부를 과천에 둘지 서울로 옮길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서울관과 과천관을 연계해 운영할 계획이어서 두 미술관을 전체적으로 국립현대미술관으로 부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재혁/홍영식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