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이광춘씨(51 · 경기대 교수)의 개인전이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이씨는 그동안 관념적이고 실험적인 반추상화 작업과 인물화 작업을 병행해왔다.

중국 헤이룽장성 출신의 동포 3세인 그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사마란치 전 국제올림픽위원장,국내 대기업 총수,정치인,문화계 인사 등의 초상화를 그려 주목을 받아왔다.

20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회는 '의상(意象)미학'을 주제로 한 반추상화 작품전이다.

뜻을 얻어 형상을 버리는 추상화의 특징을 한껏 살린 근작 30여점이 걸려 있다.

그의 작품은 드러나는 형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상을 꿰뚫어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는 '취지상외(取之象外)'를 찾는 데 주안점을 둔다. 중국 당나라 시인 왕유가 언급한 미의 개념인 '의상'을 현대적인 회화 기법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근작 '단열'시리즈와 '무극-구항'시리즈는 의상미학을 조형언어로 풀어낸 대표적 '퓨전 동양화'.화면에 물방울 같은 원형의 기포들을 활용해 여체의 아름다움을 지워나가면서 현대인의 복잡한 상황을 분열과 균열,해체로 묘사했다.

사람의 모형을 본떠 만든 토용,누드,물방울 등 사실적 대상에 선과 면의 비구상적 요소를 대립적으로 배치해 사물의 본질을 되살려냈다. (02)734-045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