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만끽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스케이트다. 차가운 바람이 코끝과 귀 언저리를 스치고 지나가지만 얼음 위를 신나게 지치다 보면 어느새 땀이 솟아오른다. 서울과 근교 곳곳에 2월까지 즐길 수 있는 스케이트장들이 많다.

◆알뜰한 나들이

알뜰한 외출을 원한다면 서울광장이나 올림픽공원,월드컵공원에 있는 스케이트장을 찾아가자.

1000원이라는 가뿐한 입장료로 스케이트를 즐기고 인근 볼거리를 찾아가면 괜찮은 하루 나들이가 된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교통이 편리해 인기가 높은 곳 중 하나다. 유아용 링크가 따로 있어 아이들도 안전하게 스케이트를 탈 수 있다. 스케이트를 즐기고 나서 인근 서울시립미술관이나 덕수궁미술관 전시회를 찾아도 좋다. 밤에 눈꽃 조명으로 가득한 청계천을 따라 걸으면 금상첨화다.

올림픽공원 스케이트장 부근에도 볼거리가 있다. 서울올림픽기념관을 방문하거나 소마미술관에 들러 전시를 보고 미술관을 둘러싼 조각공원 산책로를 거닐어보는 건 어떨까. 날씨가 아주 춥지 않다면 백제 초기의 토성인 몽촌토성을 찾아가도 좋다.

월드컵공원 스케이트장이 있는 평화의 광장에서는 '2009 서울얼음축제'가 오는 20~23일 열린다. 숭례문,복주머니,황소,공룡,펭귄,북극곰 등이 얼음조각으로 전시돼 나들이객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21과 22일에는 당일 현장 접수로 얼음조각체험교실에도 참가할 수 있다.


◆좀더 특별한 나들이

호텔 아이스링크는 다소 가격 부담은 있지만 낭만적인 풍광과 여러 이벤트가 곁들여져 분위기 있게 스케이트를 타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다. 워커힐 아이스링크는 얼음 여왕이 살고 있는 얼음 나라를 테마로 꾸며 개장했다. 링크 한가운데에 얼음성처럼 생긴 휴식공간이 있고,한강이 바로 보여 전망도 좋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레이저쇼와 캐릭터쇼를 볼 수 있고,매주 수요일엔 커플 스케이트 대회가 열린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아이스링크에서는 한강과 강남 스카이라인이 보이며 날씨가 좋으면 멀리 청계산까지 눈에 들어온다. 아이스링크 나무에 매달린 꼬마전구 7만개와 아이스링크로 떨어지는 조명도 아름답다. 요일별로 커플에게 입장료 · 스케이트 대여료 50% 할인,스케이트 무료 대여,핫초코 한 잔 제공,무제한 스케이팅 등 혜택을 주는 이벤트도 많다.

두 곳에서는 미리 요청하면 영화나 드라마의 한 장면 같은 멋진 프러포즈를 할 수 있다니 연인을 기쁘게 해주고 싶은 사람들에겐 더욱 반가운 일이다.

놀이공원과 스케이트를 하루에 모두 섭렵하고 싶다면 롯데월드와 에버랜드 아이스링크가 적격이다. 롯데월드 어드벤쳐 지하 3층에 있는 롯데월드 아이스링크는 국내 최대 실내 스케이트장이다. 실내에 있어 계절이나 날씨에 상관없이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고,아이스링크와 연결된 테마파크에서 진행되는 레이저쇼나 공연을 간접적으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놀이기구를 바라보며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에버랜드 매직 아이스링크는 밤이 되면 은구슬로 장식된 화이트 트리가 조명을 반사하면서 더 예쁘게 빛난다. 역시 에버랜드에 있는 눈썰매장까지 방문하면 또 다른 겨울 놀거리인 썰매도 체험해볼 수 있다.

감기 때문에 야외에서 스케이트 타기를 꺼린다면 실내에 있는 목동 아이스링크도 좋다.

◆주의사항

장갑과 헬멧 등 보호장비 착용은 필수다. 정해진 주행 방향을 무시하고 역주행을 했다가는 다칠 확률이 높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폐를 끼치게 되니 유의할 것.얼음 지치는 실력을 뽐내기 위해 활주하거나 지나친 장난을 벌이는 일도 삼간다.

스케이트장 내에서는 사진 촬영도 가급적이면 피하는 게 좋다. 사진을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 모두 서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충돌하는 불상사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카메라라도 떨어뜨렸다가는 기기 파손뿐 아니라 빙판에 떨어진 파편 때문에 2차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실외 스케이트장의 경우 안전을 위해 비오는 날에는 운영하지 않을 수 있으니 이 점도 유의한다.

◆강습

각 스케이트장과 아이스링크는 스케이트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들을 위한 강습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에서는 오는 12일과 26일,다음 달 2일에 인터넷 사이트(www.seoulskate.or.kr)를 통해 각각 6~8기 강습 신청을 받는다. 인터넷으로 강습을 신청한 뒤 강습료 1만원을 내면 4일 동안 하루에 한 시간씩 스케이트를 배울 수 있다. 인기가 대단해 접수 시작 1분 내에 마감된다니 참고할 것.

올림픽공원 스케이트장에서도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1만원으로 스케이트를 배울 수 있다. 운영사무실로 직접 접수하면 된다. 월드컵공원 스케이트장에는 정규반과 팀 레슨이 있다. 정규반에서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만원으로 스케이트 타는 법을 배울 수 있다. 2~4명 정도로 팀을 만들면 4회 기준으로 5만~7만원에 레슨을 받을 수 있다. 전화로 접수하면 된다.

호텔에서는 1 대 1 강습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아이스링크에는 1회 강습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개인강습 1회 5만원,그룹강습 1회는 사람 수에 따라 3만~3만8000원,그룹강습 6회 2주 과정은 17만5000원(세금 및 스케이트 대여료 별도)이다.

워커힐 아이스링크는 강습 30분에 연습 60분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개인 3만원,4인 이상은 1인당 2만원(스케이트 대여료 별도)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