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설' 일축, "제2의 도약 준비"

국내 메이저 드라마 제작사인 김종학프로덕션이 지난해 퍼진 '파산설'을 일축하고 2009년 제2의 도약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종학프로덕션의 박창식 부사장은 5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파산설', '위기설' 등이 왜 퍼져나갔는지 모르겠다"며 "이달 안에 출연료 미지급 분을 깨끗이 해결하고 3월까지 신규 투자를 마무리지으면 올해 김종학프로덕션은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김종학프로덕션의 위기설은 '태왕사신기'와 '이산', '인순이는 예쁘다' 등의 드라마와 관련해 배우들의 출연료가 일부 미지급되면서 빚어졌다.

또 엔터테인먼트업계 전반의 불황에 따라 주가가 급락하고, 최근에는 창업 멤버이자 김종학 대표의 오른팔인 박 부사장이 회사를 떠날 것이라는 소문까지 보태지면서 김종학프로덕션을 둘러싼 우려는 점점 커져갔다.

박 부사장은 "오늘 시무식을 했는데 직원들과 함께 각오를 새롭게 했다"면서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한 해가 되긴 하겠지만 파산설은 말도 안되며 이미 자금 조달, 운용 계획이 모두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김종학프로덕션은 지난달까지 3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15일까지 70억 원이 추가로 들어온다.

또 2월과 3월에 각각 100억 원씩이 더 유입될 전망이다.

박 부사장은 "이 어려운 시기에도 새롭게 투자를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있어 우리도 놀랐다.그러나 그들도 우리의 전망을 보고 들어오는 것 아니겠냐"면서 "신규 투자 300억 원과 함께 그동안 말썽을 빚어온 출연료 미지급 분을 모두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김종학프로덕션이 자금난에 빠졌던 것은 400억 원 규모의 '태왕사신기' 때문. 제주도 세트장 비용에만 200억 원이 넘게 들고 제작 기간이 1년 계획에서 3년으로 늘어나는 과정에서 제작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바람에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이후 제작되는 드라마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쳤고 이 과정에서 출연료를 제때 받지 못한 배우들의 입을 통해 불만과 위기설이 퍼져나갔다.

그는 "억 단위로 못 받은 배우들은 그나마 스타급이니까 버틸 수 있지만 50만~200만 원 정도를 못받은 배우들에게는 그 돈이 굉장히 절실하다.그래서 더 소문이 악화됐을 것"이라며 "제작사로서 너무 미안했고 앞으로는 그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미 '이산'의 미지급분은 해결했으며, '태왕사신기'의 5억~6억 원을 포함한 7억~8억 원의 출연료 미지급분은 20일 전에 다 지급될 예정이다.

자금 사정이 풀리기 시작한 것은 신규 투자와 함께 손해를 볼 줄 알았던 '이산'이 해외 판매 호조로 최근 흑자로 전환된 것과 '베토벤 바이러스'가 종영과 함께 바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도 큰 몫을 했다.

시청률 30%를 오르내린 '이산'은 30회까지만 해도 14억 원이 적자였다.

그러나 후반에 MBC가 제작비를 조금 더 내주고, 일본과 중화권 등으로의 판매가 지난해 하반기 잘되는 와중에 환율의 영향도 받아 최종적으로 10억 원 이상 이익을 남기게 됐다는 설명.
또 대작과의 경쟁에서 '버리는 카드'에 가까웠던 '베토벤 바이러스'가 인기를 끌면서 종영과 동시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도 자신감 회복에 도움을 줬다.

박 부사장은 "여전히 '태왕사신기'는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멀었지만 거북이 걸음으로라도 수입이 조금씩 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지난해 50명 정도였던 직원을 절반으로 구조조정했고, 미디어의 급변 시대에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해 3월 중에는 IPTV 전문 콘텐츠 회사를 만들 계획을 세우는 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학프로덕션은 올해 '제중원' '풀하우스2' '신의' '오디션' 등의 드라마를 제작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