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는 누구나 한 번쯤 떠올리는 휴양 여행지다. 태평양의 화산섬 특유의 자연과 서구의 세련된 해변도시 분위기까지 섭렵할 수 있는 럭셔리 여행지로 손꼽힌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의 하와이 현지 여행일정은 한정돼 있다. 공항과 와이키키해변이 있는 오아후섬에 짐을 풀고,마우이나 빅아일랜드 등 인근 섬 한 곳 정도 더 다녀오는 게 전부다. 대부분 하와이를 이루고 있는 6개의 주요 섬을 모두 구경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일주일 정도의 빠듯한 일정 탓이다. 크루즈를 탄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밤시간에 편안히 이동하며 색다른 시각으로 보다 많은 하와이 섬들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 하와이 전용 NCL크루즈

하와이에는 하와이제도의 섬만을 연결하는 정기 크루즈 노선이 있다. 노르웨이전 크루즈 라인(NCL) 아메리카사에서 운영하는 '프라이드 오브 아메리카','프라이드 오브 알로하','프라이드 오브 하와이' 등 대형 크루즈선 3척이 7∼11일 일정으로 하와이의 섬들을 연결한다. 8만1000t급 프라이드 오브 아메리카호의 7박 일정이 적당하다.

프라이드 오브 아메리카호는 호놀룰루 항을 나서 마우이섬의 카훌루이로 들어간다. 마우이는 하와이 섬들의 특색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섬.세계에서 가장 큰 휴화산인 할레아칼라 화산 관광이 하이라이트다. 할레아칼라는 둘레가 34㎞나 되는 거대한 분화구 안에 9개의 크고 작은 분화구가 솟아 있는 모습이 외계의 별 표면에 선 듯한 느낌을 주는 화산이다. 4시간 정도 걸리는 '할레아칼라 크레이터'기항지 관광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헬리콥터를 타고 45분간 할레아칼라 분화구,오헤오협곡 등지를 구경하는 프로그램과 말을 타고 할레아칼라 목장을 가로지는 승마 프로그램도 낭만적이다. 웬디스 챔피언십 스킨게임 개최지인 와일레아CC와 듄스 마우이 라니 골프장에서의 라운드도 가능하다.

빅아일랜드의 기항지는 힐로와 코나 두 곳.힐로에서는 화산국립공원 투어프로그램이 인기다. 화산국립공원은 마우나 키 휴화산과 킬라우에아 화산이 포함된 880㎢에 달하는 지역으로, 자연 생태계 그대로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시내에서는 돌을 맨손으로 들어 옮기는 자가 하와이의 왕이 된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2268㎏의 나하스톤을 볼 수 있다.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용암벌판을 지나는 도보여행 프로그램도 흥미진진하다.

코나에서는 카약프로그램이 좋다. 카약을 저으며 코나 해안의 검은 용암벽을 따라 여행하고 스노클링도 하며 하와이의 바다를 탐험한다. 골프 매거진이 미국의 톱10 신설 골프장으로 꼽았던 하푸나GC나 빅아일랜드CC에서 라운드를 즐길 수도 있다.

코나항을 나선 프라이드 오브 아메리카호는 카우아이의 나윌리윌리항으로 향한다. 카우아에에서는 '태평양의 그랜드 캐년'이라는 와이메아 협곡을 구경할 수 있다. 카약을 타고 훌레이아 국립 야행생물 보호지대 안으로 들어가 정글트레킹을 하며 폭포아래에서 수영도 하는 '카약 정글탐험'프로그램도 훌륭하다. 매년 가을 미PGA 그랜드 슬램이 열리는 포이푸베이GC나 카우아이 라군GC가 골퍼들을 기다린다.

■ 하와이풍 프리스타일 크루즈

NCL아메리카는 '프리스타일 크루즈'로 잘 알려져 있다. '즐거운 크루즈'란 모토 대로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크루즈임을 내세운다. 정장이 어울리는 선장 주최 만찬 외에는 리조트풍 캐주얼 복장을 추천한다.

7박 일정의 하와이 정기 크루즈 노선을 운항하는 프라이드 오브 아메리카호는 8만1000t급 대형 유람선이다. 전장 280m,폭 32m로 축구장 3개를 이어붙인 것과 맞먹는 크기다. 11층 갑판에 수영장이 있다. 628석의 스카이라인 메인 레스토랑에서는 고급 코스요리를 맛볼 수 있다. 할리우드극장에서는 매일 밤 화려한 공연이 이어진다. 바다 위의 백화점 격인 뉴베리 스트리트 숍에서의 아이쇼핑 재미도 쏠쏠하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