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만들고 방송하는 방송사를 배경으로 삼은 드라마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연예계의 이면을 생생히 묘사해 화제를 모았던 '온에어'가 15일 끝났다고 아쉬워 할 필요는 없다.

방송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에어'와 맞물려 방송을 시작한 MBC 수목드라마 '스포트라이트'는 기자들의 세계를 다룬 드라마이다.

지진희, 손예진이 주연을 맡아 기자들의 취재 과정과 함께 신문사와 방송사의 갈등 등 언론계의 뒷이야기를 다룬다.

KBS 2TV가 '아빠 셋 엄마 하나'의 후속작으로 28일 방송하는 '태양의 여자'는 아나운서가 주인공이다.

아나운서라는 직업 자체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여주인공 김지수가 최고의 학벌에 집안과 재능, 미모까지 갖춘 인기 아나운서로 등장한다.

SBS가 8월 방송 예정인 주말드라마 '우아한 가족'의 여주인공을 맡은 윤소이 역시 아나운서 역으로 출연한다.

방송가와 재벌가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에서 그는 불우한 환경을 딛고 당당히 자신의 인생을 설계해 나가는 아나운서의 모습을 그린다.

11월에는 드라마 제작 현장의 이야기를 그릴 KBS 2TV 월화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이 등장한다.

노희경 작가와 표민수 PD가 호흡을 맞추는 이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은 현빈과 송혜교는 모두 드라마 PD로 나온다.

이밖에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도 연예계의 톱스타 송재빈(정준호)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또한 지난해 말 방송된 KBS 2TV '인순이는 예쁘다'의 남자주인공 김민준도 방송사의 문화부 기자였다.

이른바 방송사 드라마가 성공하려면 개성 있는 내용을 선보여야 한다고 것이 방송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아울러 '하얀거탑'이나 '외과의사 봉달희' '뉴하트' 등 최근 좋은 반응을 얻었던 작품처럼 방송 소재 드라마도 새로운 장르 드라마로 자리를 잡을지 주목되는 부분.
이성주 KBS 드라마1팀장은 "시대의 흐름이 있기 때문에 비슷한 소재가 등장할 수 있으나 결국 각 드라마의 차별성이 중요하다"면서 "'온에어'가 연예계와 방송가의 이면을 다뤘다면 '그들이 사는 세상'은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의 꿈과 애환을 현장 중심으로 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송국이 왜 2008년 대한민국 안방극장의 주요 무대로 떠올랐을까.

방송계에서는 현대극의 소재 고갈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최근 현대극이 특별한 이야기 거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직 드라마 붐이 일면서 극적인 긴박감과 전문성을 동시에 갖춘 방송국이 돌파구가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스포트라이트'의 제작사 스토리허브의 홍순관 대표는 "전문직 드라마가 인기를 모으면서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또 다른 장으로 방송국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는 그동안 뻔한 설정에서 벗어난 새로운 소재의 개발, 무대의 확장이라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