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지점장 출신이 5000만원 고료 장편소설 공모에서 당선돼 화제다.

주인공은 20여년간 증권사 영업맨으로 활동하다 5년 전 은퇴한 작가 우영창씨(52).그는 계간 '문학의문학'이 제정한 제1회 5000만원 고료 장편소설 공모에서 증권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 '하늘다리'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31일 출간 기념 간담회를 가졌다.

'하늘다리'는 증권사에 근무하는 30대 '골드미스' 맹소해 대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맹 대리는 동료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다양한 성적 편력을 보여준다.

직장 상사와 불륜 관계를 맺고 여자와 동거하며 동성애적인 관계도 유지한다.

하지만 그녀의 관심은 오로지 증권인으로서의 성공에 있다.

이른바 대박 '정보'를 아는 사람들과 얽히게 되면서 그녀에게 성공과 사랑을 모두 쟁취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는데….

이 작품은 공모전의 심사를 맡은 박완서 김병익 황석영씨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돈과 성이라는 두 개의 욕망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세태를 스피디한 문체와 박력있는 어투로 냉철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은 것.소설의 제목은 성공을 위해 맹 대리가 타고 오르는 아슬아슬한 다리를 뜻한다.

우씨는 중앙대 문예창작과(75학번)를 졸업한 문학청년이었지만 1992년 첫 직장으로 동서증권을 택했다.

"자본 자유화가 진행될 때여서 증권업이 매우 유망했었죠.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구요.

외국에서는 다양한 전직을 가진 작가들이 많아요."

그는 동서증권에서 명동지점을 거쳐 길동 지점장 등 현장 영업을 주로 맡았다.

2003년 증권사를 완전히 그만두기 전에는 대우증권 영업부장으로도 일했다.

소설 속에 생생한 증권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체험 덕분이었다.

"증권에 대해서는 제가 알 만큼 알지만 마지막 퇴고를 앞두고 증권사 직원들에게 제 원고를 읽어보도록 했어요.

용어는 물론이고 사실감이 떨어지는 대목은 과감하게 고치기 위해서였지요."

우씨는 지난해 5월부터 이 작품의 집필을 시작했지만 기획은 증권사에 근무했던 10년 전부터 시작했다.

공모전에 당선된 이후에도 원고를 수정하는 등 큰 정성을 쏟았다.

한국에서 문학 작품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본격적인 증권 소설을 처음 내놓는다는 생각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작품을 완성하는데 1700시간 정도를 썼습니다.

그동안 시집은 세 권 냈었는데 소설은 처음이어서 정말 신경을 많이 썼죠.다음에는 주식 투자를 시작하는 초보자의 애환을 그린 또다른 증권 소설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