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스포츠계의 성폭력 실태를 고발한 시사 기획프로그램 KBS1 '쌈'이 방송된 이후에도 스포츠계의 인권보호에 대해 변화가 없이 돌아가는 현황을 개선시기기 위한 취지로 17일 2편이 제작방송됐다.

하지만 여전히 구단 축은 사건은폐에만 골몰하며 안일한 모습을 모여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특히 최근 성추행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우리은행 여자농구팀 박명수 감독의 사건과 관련해 추가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이 폭로되며 눈길을 끌었다.

제작진은 "구단 축에서 모기업 이미지 등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박명수 감독의 추가 성폭력사건과 구타사건 등에 대해 발설하지 못하도록 선수들에게 강요시킨 것으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한국여자 농구연맹에서 문제를 알고 있었지만 공식적인 진상 조사조차 없이 사건을 접었다"며
"구단은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취재팀에게 폭언과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하며 취재를 거부했다"고 고발했다.

인터뷰에 응한 한 선수는 "무사히 넘어가는 걸 보고 내가 이야기해봤자 나만 다치치 하고 생각했다"라며 "고문당하듯 한시간 동안 뛰게 하고 팀에서 자르겠다고 협박당했다"고 말했다.

잘못된것을 고발한 후 개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없이 제2의 발설을 막기 위한 무언의 협박만이 존재하고 있는 현실에 시청자들은 분통을 터트려야만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WKBL 김동욱 전무는 "알아볼 필요도 없다. 소문을 가지고 무엇을 하느냐. 소문이 나면 우리가 모두 조사해야 하는거냐"라며 흥분하며 반응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박명수 감독 사건도 선수가 당한건지 감독이 당한건지 의심스럽다"며 피해자들을 의심하는 태도를 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런 안일한 사태불감증 현상은 구단과 가해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번 문제를 전담해야할 교육과학기술부 학생 건강안전과나 문화관광부는 이번 사태에 대한 적극적인 개선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날 방송에는 실효성 있는 제도와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근본적인 의식 개선없이 성폭력 사건의 문제 해결은 힘들다는것을 주장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장과 대한체육회장은 협약서를 체결하고 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와 가해자 처벌,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약속해 작은 희망을 던지기도 했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