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음악의 아버지' 바흐의 대표곡인 '마태수난곡''요한수난곡''B단조 미사' 등 3곡이 같은 시기에 공연된다.
26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독일의 '성 토마스 합창단'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은 다음달 예술의전당(27일)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28일)에서 각각 'B단조 미사'와 '마태수난곡'을 선보인다.

영국의 '계몽시대 오케스트라&합창단'은 '요한수난곡' 전곡을 2월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최근 클래식 팬들 사이에 고음악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데다 세계적인 바흐 전문 공연 단체가 한꺼번에 내한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vs 계몽시대 오케스트라=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는 독일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라이프치히 성 토마스 합창단과 함께 2004년에 이어 4년 만에 내한공연을 갖는 이 단체는 첫 내한 무대에서 3시간에 걸쳐 바흐의 '마태수난곡' 전곡을 연주해 호평을 받았다.2006년 그라모폰을 비롯한 유럽 음악잡지 편집장들이 10대 오케스트라로 꼽았다.최근 들어서는 바흐,베토벤,브람스,브루크너 등 정통 클래식 음악을 주 레퍼토리로 하고 있어 베를린필과 맞먹는다는 평가도 듣고 있다.

계몽시대 오케스트라는 1986년 영국의 원전악기(18세기 이전에 사용된 악기) 연주자들에 의해 창단된 단체.17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에 걸친 음악을 레퍼토리로 삼고 있다.이 단체는 상임지휘자 없이 객원 지휘자들과 연주자들이 충분한 협의를 거쳐 음악을 해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따라서 악기는 쳄발로,비올라 다 감바,뮤트 등 옛날 것을 쓰지만 음악적인 해석에서는 새로운 색깔을 낸다는 것이 장점이다.


◆'마태수난곡'과 '요한수난곡'의 대결=두 곡 모두 고금의 수난곡을 대표하는 걸작이다.수난곡은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까지의 이야기를 묘사한 극음악.곡 중간에 이야기를 전개해주는 스토리텔러 역의 에반겔리스트가 나와 노래로 극을 이끌어 간다.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가 연주하게 될 '마태수난곡'은 가장 조명을 많이 받은 작품.전체 2부 78곡으로 이뤄졌으며 전곡 연주에 약 3시간이 걸리는 대작이다.일관된 텍스트 구조와 음악적 성숙도,장대한 스케일을 함께 갖췄다.

계몽시대 오케스트라가 연주할 '요한수난곡'은 '마태수난곡'의 그늘에 가려진 작품.하지만 '결정판'이 없다는 점에서 최근 연주단체들의 인기 레퍼토리로 떠오르고 있다.이는 바흐가 평생 네 번에 걸쳐 요한수난곡을 연주하면서 그때마다 상당 부분 수정했기 때문.이번 공연에서는 1724년 제1버전과 1749년 제4버전을 기본으로 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외에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타라가 선보일 'B단조 미사'는 바흐 작품 중 음악적으로 가장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는 곡이다.'마태수난곡'과 '요한수난곡'은 예수의 고난이라는 주제를 강조한 반면 'B단조 미사'는 종교적인 색채를 떠나 바흐의 음악성을 가장 잘 드러내준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