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의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공연기획사들도 '스위니토드''이블데드'처럼 독특한 소재의 뮤지컬들을 찾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뮤지컬에서는 춤과 노래,화려한 무대의 세 박자가 어우러진 쇼를 원하는 관객들이 많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이 선보이고 있는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오리지널팀 공연은 이런 뮤지컬의 고전적 형식에 잘 들어맞는다.

이 작품은 1980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해 토니상 작품상을 차지한 대표적인 블록버스터형 뮤지컬.외국 배우들의 내한 공연은 처음이다.

'프리티 레이디'라는 뮤지컬의 제작 과정을 극중극 형식으로 따라가는 이 작품은 시골 소녀 페기가 깜짝 스타로 성공하는 이야기다.

진부하긴 하지만 아직도 '신데렐라'에 관한 환상은 매혹적이다.

물론 '프리티 레이디'의 여주인공 도로시를 실수로 다치게 한 다음 자신이 주인공으로 등극하는 페기나 그를 용서하고 힘을 북돋아주는 도로시의 모습이 과도한 '핑크빛'이라는 생각은 든다.

그러나 이런 줄거리를 상쇄하고도 남는 것이 경쾌한 탭댄스와 화려한 무대,뛰어난 가창력이다.

대부분의 춤이 탭댄스로 이뤄진 이 공연은 신나는 음악만큼이나 탭슈즈의 탁탁거리는 박자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길쭉길쭉한 배우들이 뿜어내는 '춤가락'도 예사롭지 않다.

단 예상보다 통통한 이들이 많아 바비인형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살짝 실망할 수도 있다.

주인공과 주변 인물의 실력 차이가 확연한 다른 작품들과 달리 여기서는 조연들의 실력도 수준급이다.

모든 배우가 함께 추는 군무 장면 또한 압권이다.

네온 불빛으로 번쩍거리는 무대,위에서 내려온 거울을 이용한 입체적인 배경 효과 등 '쇼'로서 자리매김까지 확실하다.

춤과 노래만 들어도 지루하진 않지만,굳이 영어 대사를 이해하고 싶다면 자막과 무대를 함께 보기 쉽도록 좌우 측에 붙은 객석을 추천한다.

4만~13만원,2월28일까지.

(02)742-9005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