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구할 운명을 타고 났지만 두려움에 떠는 로봇,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인간 의지에 의해 힘을 발휘하는 생체 병기형 로봇이라는 설정은 일본의 대표적인 로봇 애니메이션인 '에반게리온'이 다른 애니메이션들과 차별화되는 이유다.

또한 1995년 일본 TV에서 '신세기 에반게리온'으로 첫 선을 보인 뒤 아직까지 마니아 층이 두텁게 형성된 요인이기도 하다.

극장판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에반게리온;서(序)'가 24일 개봉된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는 등 주목을 받았던 이 작품은 등장 인물 소개와 '에반게리온' 탄생에 관한 이야기다.

'에반게리온과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적 '사도'와의 전투가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본격적인 대결 구도보다는 주변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주인공인 신지가 '에반게리온'의 조종석에 타는 것을 극히 꺼려하고,여자 조종사인 레이가 유난히 신비스럽게 묘사되는 등 갖가지 복선을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TV시리즈를 보지 않은 관객들은 궁금증만 안고 극장문을 나설 수도 있다.

대중적이라기보다 한정된 마니아들을 위한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눈에 띄는 것은 2D 애니메이션 위에 3D를 입힌 '리빌드' 기법.2D 원작의 맛이 그대로 살아나면서도 좀더 현실감있는 화면을 보여준다.

속편인 '파(破)'도 올해 안에 개봉될 예정이다.

12세 이상.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