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발디의 사계(四季)중 겨울 2악장은 연주할 때마다 음악가의 기본 자세로 돌아가게 하는 대목이예요".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한국명 장영주.27)은 14일 기자 간담회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목을 묻자 사계 중 겨울 2악장을 꼽았다.

그러나 그가 지난 9월 출시된 비발디의 '사계' 음반 녹음 과정에서 가장 많이 공을 들인 부분은 여름과 가을이라고 한다.

"연주에 트릴(꾸밈음)을 많이 넣었다가 단순하면서 순수하게 연주방식을 바꿨는데 그런 작업을 제일 많이 한게 여름과 가을이었어요".

사계 음반에 대해서는 "굉장히 행복하다.

직전 음반이 무거운 느낌의 작품이었던데 비해 180도 다른 곡인데다 함께 녹음한 오르페우스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별도의 지휘자가 없어 처음으로 지휘없는 연주를 했고 거기에 따른 책임감도 즐겼다"고 만족해했다.

지휘의 어려움도 잘 알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지난 11일 입국한 사라 장은 내한 기간 공연 일정은 잡혀있지 않지만 '무릎팍 도사' 출연 등 음반 홍보를 위한 활동으로 나름대로 바쁜 일정을 보냈다.

"아직까지도 포장마차에 못 가봤는데 오늘은 어떻게든 한번 가보려고 해요.

한국에 올 때마다 짬이 나지 않아서 밤 문화를 접해보지 못했거든요".
그는 약 3년간의 일정이 이미 잡혀있다.

내년에도 영국 런던필하모닉을 비롯한 전세계 유명 교향악단과의 협연, 브람스와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음반 녹음 등 일정이 빼곡히 차있다.

내년 7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올림픽 기념 무대도 초청은 받았지만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다른 일정 때문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1년에 며칠밖에 못 된다"는게 그의 설명.

각종 연주평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연주가 끝나고 나서 바로 출국하는게 대부분이어서 미디어의 연주평을 볼 기회는 거의 없어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지휘자와, 함께 연주한 동료 음악가들이 만족하는지가 제일 중요하고요".

음악이외에 하고 싶은 일을 묻자 "요리를 좀 배워보고 싶다"며 "현재는 파스타, 잡채, 떡볶기 3가지 정도 할줄 아는데 어머니도 배우라고 하신다"고 귀띔했다.

공연장을 찾는 한국의 클래식 팬 수준에 대해서는 "전세계 유명 교향악단이 모두 한국에 초청받아 공연하니까 청중들의 기대 수준이 높은 것 같아요.

서울, 홍콩, 베이징(北京), 도쿄(東京)로 이어지는 아시아 투어를 한 해외 음악가들은 '한국이 유럽의 이탈리아 같고 한국인들도 친절하다'는 얘기를 해요"라고 말했다.

사라장은 15일 출국, 일본 등 전세계 순회공연에 다시 나선다.

한국 공연은 내년 6월 비발디의 '사계' 앙코르 공연이 잡혀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