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조계종' 그 청정의 길은?

한국불교의 최대종단 대한불교조계종이 조선일보 구독거부에 돌입하는 등 언론보도에 대해 강력대응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조계종 총무원은 지난 5일, 25개교구본사 주지회의 결의문을 통해 MBC에 엄중 경고한다며 보도에 신중을 기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조계종단의 내부문제를 집중취재해 왔던 <PD수첩>에 대한 사전경고성 조치였다. ‘자기수행’이나 ‘중생구제’와 같은 본연의 가치가 아니라 ‘종단의 자정’이 화두가 되어버릴 만큼 조계종을 위기로 몰고 간 사건들은 어떤 것이었으며 그 근본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정치판보다 더한 선거판, 마곡사 주지선거


지난 2002년 교구본사 주지선거가 있기 몇 달 전, ㅇ스님은 마곡사 말사 ㄷ사를 받는 조건으로 주지후보였던 ㅈ스님에게 3억 원을 제공했다. 제작진은 지난 1일부로 마곡사 말사 주지직을 해임당한 ㄷ스님을 만났다. ㄷ스님은 ㅈ스님에게 돈을 주지 않아 쫓겨나게 됐다며, ‘돈 안준 게 죄’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문제는 돈 뿐만이 아니었다. 제작진은 취재 중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든 낯 뜨거운 사진을 입수했다. 선거 직전 유포되었다는 사진의 주인공은 2006년 본사주지선거에서 ㅈ스님과 함께 주지후보에 출마했던 스님이었다. 해당 스님은 결국 선거에서 패했다. 또한 선거 기간 중 작성된 녹취록에 담겨진 스님들 간의 대화에는 욕설과 협박이 난무했다. 이권을 놓고 스님들 간 물고 물린 관계, 언제 배신할지 몰라 녹취가 일상화된 스님들의 모습은 이미 ‘출가자’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의 진실을 가려 종단의 기강을 바로잡아야 할 총무원은 안일한 대처로 일관했다. 결국 교구본사인 마곡사는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아야 했고, ㅈ스님은 지난 9월 14일 법정 구속됐다.


무너진 기강, 권력의 화신이 된 승려들


지난 8월 28일, 조계종 23교구 본사인 제주도 관음사에서 벌어진 총무원과 관음사 신도들 간에 발생한 폭력 충돌의 중심에는 91년 관음사 주지로 부임한 중원스님이 있었다.

2006년 9월, 총무원은 관음사가 본사주지 선출 공고 일정을 준수하지 않고 주지후보자를 누락시켰다며, 다시 선거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중원스님이 중심이 된 관음사 측은 사규에 따라 주지선출을 강행했고, 총무원 측은 상위법인 ‘종헌종법’에 위배된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양측은 이후 1년여 간, ‘주지선출’을 놓고 한 치도 양보하지 않는 대립을 해 왔고 종단의 기강은 실종되어 버렸다. 결국 총무원은 법원의 판결을 받아 강제적으로 인수인계를 실시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관음사를 내줄 수 없다는 승려 및 신도들과, 접수하려는 총무원 측간에 욕설과 폭력이 오가는 충돌이 발생했다.


자정 능력을 상실한 종단 지도부의 현주소


지난 몇 년 간 조계종에서 발생한 주요 사건들에 대해 종단의 사법기능을 담당하는 호법부는 제 기능을 담당하지 못했다. 한 두 다리만 건너면 스님들끼리 은사니, 사형사제니 하는 관계이다 보니 종단 내부에는 스스로를 감시할 세력도 없었다. 또한 종단의 상층부는 총무원장 중심의 집권세력과 동국대 이사회 중심의 반대세력으로 나뉘어 파벌싸움으로 일관함으로써 위기를 수습해 갈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렇다보니 출가자와 재가단체들은 ‘현재의 종단과 총무원에는 아무런 희망이 없다’며 대대적 혁신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PD수첩 - 위기의 조계종, 그 청정의 길은?> 편에서는 자정능력을 상실한 조계종이 처한 위기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 주고, 청정성을 회복해 제 위상을 되찾는 길은 무엇인가를 모색해 본다.

방송은 17일 저녁 11시5분.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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