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변의 다양한 변화들을 경험하고 볼 때마다 격변의 시기에 살고 있다는 것을 절감한다.

현재의 상황도 이러한데 3년 후를 머릿속에 그려보면 인간이 10년 단위로 회상과 예상을 즐기는 행태를 차치하더라도 2010년은 새로운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다가오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미래는 결국 선택과 개척의 대상임에 틀림없지만 남들보다 먼저 미래의 일면을 보고 싶은 욕망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2010 비즈니스 트렌드'(이언 피어슨·마이클 라이언스 지음,김유신 옮김,한경BP)는 많은 독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은 우선 기업경영자들이 2010년에 경험할 미래의 핵심 변수들을 사회 변화와 기술혁명 등 두 가지로 단순화해 집중분석한 후 최근 세계의 흐름을 정리하고 2010년의 유망 비즈니스의 분야를 제시하고 있다.

1,2장에서는 사회의 변화상을 인구구조의 변화와 개인주의,다양한 문화,국경의 해체,사이버 범죄와 테러,가상세계 등 6개의 핵심 키워드로 정리한다.

그리고 기술혁명을 속도와 적응력,관리업무의 아웃소싱,미시경영과 중앙 집중화의 함정,감성적 경영관리 시스템,유량기업과 지식길드,돌봄 경제시대의 도래,디지털화로 인한 삶의 질 향상으로 간결하게 제시해 잘 정리된 브리핑처럼 명쾌함을 선사한다.

특히 IT기술이 비즈니스에 미칠 영향을 중시한 기존의 미래서적들과 달리 사회의 다양한 변화상을 분석함으로써 기업인들에게 미래의 기회와 위협을 좀 더 정확하게 설명해준다.

기업의 평균 수명은 25년이라고 한다.

그러나 저자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회사들은 핵심 비즈니스를 완전히 바꾼 기업이다.

즉 기업인들에게 '변화'와 '혁신'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숙명과도 같은 단어라는 의미다.

그러므로 미래의 트렌드를 예상해보고 사회의 변화상을 예견해보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책이 제시하고 있는 '소비자 중심주의' '개인주의' '종교의 변질과 소비를 통한 정체성 표현' 등의 미래 사회상은 매우 유용한 정보다.

또한 서비스업의 중요성이 증대되면서 '규모의 경제'를 넘어 제휴사 형태의 연합기업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질 것이라는 전망도 기업들에게 주는 시사점이 클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이버 세상에 편견이 없는 신세대들이 사회의 주역으로 등장하면서 '가상세계'가 비즈니즈의 주요 영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예상도 이미 한국의 신세대 문화 중 하나로 자리잡은 사이버 세계의 발전된 모습을 설명한 것이었다.

즉 '가상세계'가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얘기다.

읽는 내내 이 책이 산길을 걸어가는 등산객을 위한 지도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즈니스를 둘러싼 변화의 향후 모습을 간결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산을 향해 작은 발걸음을 처음 뗄 때 지도가 필요한 것처럼 미래의 비즈니스 환경에 의문점을 가진 사람이라면 초행길의 지도같은 이 책이 필요할 것이다.

237쪽,1만1000원.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