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택 그림 7억7천만원에 낙찰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한국 젊은 작가들이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27일 오후 홍콩 크리스티가 실시한 아시아 컨템퍼러리 경매에서 서양화가 홍경택(39)의 'Pencil Ⅰ'이 구매자 수수료를 포함해 추정가(55만-85만홍콩달러)의 10배 이상인 648만 홍콩달러(이하 모든 낙찰금액은 수수료 포함), 한화 7억7천만원에 낙찰돼 한국 미술작품의 홍콩 크리스티 경매 최고가를 경신했다.

홍경택이 1995년부터 1998년까지 3년여에 걸쳐 그린 '펜과 연필'시리즈 중 하나인 이 작품은 세로 캔버스 3개를 붙여 크기가 259 x 581cm에 달하는 작품으로 커다란 화면 위에 연필과 펜들이 기하학적으로 배치돼 장관을 이루고 틈새로 데이지꽃이 보이는 작품이다.

한국 작품이 2004년 10월 홍콩 크리스티에 처음 진출한 후 지금까지 6회 경매 동안 최고낙찰가 기록은 2006년 5월 경매에서 김동유의 '메릴린 먼로&마오주석'이 기록한 3억2천여만원이다.

홍경택의 이번 작품은 크기가 특별히 커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국내 경매에서도 30대 작가의 작품이 7억원대에 거래된 것은 유례가 없다.

백남준의 비디오조각 작품 '아기부처'는 276만 홍콩달러(3억2천800만원), 김동유의 유화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은 240만 홍콩달러(2억8천500여만원), 최소영의 청바지 평면작업 '항구'는 216만 홍콩달러(2억5천600여만원), 최우람의 금속조각이 156만 홍콩달러(1억8천500여만원) 등으로 인기였다.

이날 경매에서 팔린 한국작품은 출품작 40점 중 39점으로 낙찰총액이 2천443만 홍콩달러, 한화 29억1천여만원으로 역대 최다였다.

한편 이날 경매에서는 중국 현대작가들의 고공 낙찰가 행진이 이어졌다.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추상화 원로 자오우키의 그림 '14.12.59'는 2천944만 홍콩달러(34억9천여만원)로 추정가의 5배에 팔렸다.

또 이를 드러내고 웃는 얼굴 그림으로 유명한 젊은 작가 웨민쥔의 '화가의 초상과 친구들'이라는 유화는 2천48만 홍콩달러(24억3천여만원)로 역대 경매에서 팔린 웨민쥔의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