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효찬 자녀경영연구소 소장

일본 다이이치생명보험 직장인들에게서 공모한 창작 ‘센류(川柳)’ 중 입선작에서 1위에 오른 말이다. 이는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일본 샐러리맨들의 심정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말이다. 센류란 인간사와 세태를 풍자하는 짧은 시를 말한다.

가정에서 일본 남자의 위상은 자녀, 부인, 애완동물에 이어 ‘서열 4위’로 대접받는 신세라고 한다. 돈을 벌어오는 가정경제의 주체지만 대접은 말이 아닌 것이다. 이는 비단 일본뿐만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직장인들은 직장과 가정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추세는 직장인들에게 위기이자 기회이기도 하다. 이제 직장은 자신의 꿈과 희망을 모두 걸 만큼 안정된 곳이 아니라는 게 분명해졌다. 대기업이라도 직장인 개인의 꿈을 키워주지는 않는다. 아서 밀러의 《샐러리맨의 죽음》에서 외판원 윌리 로먼처럼 단물이 빠지면 가차 없이 용도 폐기되는 게 직장인의 변하지 않는 운명이다.

직장인들은 제정신을 차리고 두 눈 부릅뜨고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언제고 눈치 보며 직장생활을 하다 생을 마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런데 요즘 20~30대는 발이 빠르다. 불안정한 직장보다는 자신만의 비전을 갖고 최고 전문가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직장인뿐 아니라 대졸자들도 불안정한 직장에 취업하느니 자신만의 비전을 키우며 전문가의 길에 도전하면서 1인 기업가는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지식기반경제이다.

1인 기업가의 연령도 40, 50대에서 20, 30대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이전에는 직장에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직장을 나와 성공신화에 도전하는 추세였다면, 지금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가지고 자기 전문성에 도전하면서 1인기업가, 1인주식회사의 CEO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공병호 박사는 “직장인일 경우에는 40대 전후가 1인 기업가를 시작할 수 있는 적기”라고 강조한다. 나이가 들면 상대적으로 도전정신과 모험심이 약해져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직장에 있든 직장을 나와서든, 어디에 있든 간에 자신만의 경쟁력을 키우고 ‘1인 경영자’ 혹은 ‘1인 기업가’의 자질을 갖추고 살아가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자신만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면 직장 생활을 하더라도 한결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우리 모두가 젊었을 때 품었던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포부에 다시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결심을 하면 망설이지 말고 일단 실행에 옮겨보자. 그러면 길이 하나 둘 보이면서 용기도 생겨나는 법이다.

미국에서 1인기업가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톰 피터스는 “기업의 연봉을 먹고 있건 그렇지 않건, ‘나 주식회사’(Me Inc.)의 CEO처럼 행동해야 당당하게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1인 기업가를 꿈꾸는 여러분 모두가 이 말을 독송(讀誦)처럼 혹은 주문(呪文)처럼 되새겨야 하지 않을까.

이제는 자신만의 콘텐츠가 돈을 벌어주는 시대가 본격 도래하고 있다. 1인기업가뿐만 아니라 직장인들도 자신만의 콘텐츠를 축적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분야에서 10년 정도 일한다면 누구든지 자신만의 콘텐츠를 소유할 수 있다. 그 콘텐츠가 수익모델이 되어 미래를, 노후를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

일본 샐러리맨처럼 ‘좌변기의 위안’에 머물지 말자! 길이 보이는데도 망설인다면 그것은 자신의 삶과 가족에 대한 직무유기가 아닐까.


칼럼니스트 프로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비교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향신문 전국부, 산업부, 매거진X부 차장을 지낸 바 있다. 2006년 5월 '지식 콘텐츠 전문 1인 기업'을 선언하며 신문사를 떠난 지은이는 현재 자녀경영연구소를 운영하며 자녀교육과 자기계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우리나라 명문가들의 자녀교육 비법을 명쾌하게 분석한 <5백년 명문가의 자녀교육>은 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 밖에도 <한국의 1인 주식회사> <세계 명문가의 자녀교육> <메모의 기술 2> 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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