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 비난, 영화출연 무산 등으로 우울증 문턱
SBS '마녀유희'서 참한 여성으로 이미지 변신


늘 웃는 모습만 보여줘 그 뒤에 아픔이 있었는지를 몰랐다.

그런데 우울증 문턱까지 갔단다.

그러고 보니 그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단순히 드라마 속 캐릭터 때문이 아니었다.

현란한 춤솜씨 덕분에 '이사도라 빈'이라 불리며 한때 각종 TV 버라이어티쇼를 종횡무진하던 청춘스타 전혜빈(24)에게서 여인의 향기가 나기 시작했다.

한결 차분해졌고 한결 예뻐졌다.

그 분위기 그대로 SBS TV 수목드라마 '마녀유희'에서는 이보다 참할 수 없는 여자 역을 연기하고 있다.

변화다.

처음에는 극중 캐릭터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얼굴을 마주하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니 그의 변화에는 이유가 놓여 있었다.

"지난해 2월 코믹액션영화에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됐어요.

무척 기뻤죠. 그런데 출연을 앞두고 텀블링 연습을 하다 바닥에 얼굴이 긁히는 상처를 입었어요.

설상가상으로 그 영화가 엎어졌죠. 정말 괴로웠습니다."

여자 연예인으로서 치명적인 얼굴 부상도 괴로운데 고통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치료를 받으면서 성형외과 의사의 조언을 받아 코를 높여주는 수술을 받았는데 그로 인해 누리꾼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것.

"제가 눈과 입이 약간 돌출된 스타일이었어요.

그래서 좀 센 이미지였죠.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코를 좀 높여주면 그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셨죠. 수술 사실을 숨길 생각은 없었는데 부기가 빠지기 전에 공식석상에 나타난 제 모습을 많은 분들이 별로 안 좋게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한동안 심한 '악플'에 시달려야 했죠."

여기에 구체적으로 말은 안하지만 집안 문제도 겹쳤던 모양.

"원래 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닥친다고 정말 지난해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우울증 문턱에까지 갔습니다.

연기는 정말 하고 싶은데 기회는 안 오죠, 인터넷에서는 안 좋은 소리만 나오죠…. 그러다 이래서는 큰일나겠다 싶어 정신을 차렸습니다.

가만히 있다가는 우울증에 걸릴 것 같아 연기 연습, 노래 연습에 매진했습니다."

물론 그 후에도 연기의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지만 그는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자신을 업그레이드해나갔다.

자신을 향한 비난도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 믿으면서.

그 결과 그는 아주 많이 달라진 모습으로 KBS 2TV '해피선데이'의 '여걸식스' 멤버로 활동하게 됐고 드디어 드라마('마녀유희')의 오디션에도 합격했다.

"'여걸식스' 첫 녹화 때 사람들이 절 잘 알아보지 못했어요.

그만큼 제 모습이 달라졌기 때문인데 꼭 외모가 아니어도 전체적으로 풍기는 분위기가 달라졌다고들 하세요."

그는 '마녀유희'에서 남자주인공인 재희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다.

야무진 레스토랑 매니저로 참하고 여성스럽다.

누가 봐도 아내로 맞고 싶은 착한 여자. 하지만 야속하게도 재희는 서서히 한가인에게 마음을 뺏기게 된다.

"연기자를 꿈꾸면서 출연했던 드라마 중 이번에 맡은 역이 가장 비중이 커요.

또 지금껏 맡았던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라 애착이 갑니다.

가슴앓이를 심하게 하고 우는 연기도 많이 하게 되요.

그런데 그런 연기를 하면서 연기가 이렇게 재미있나 새삼 느끼고 있어요(웃음)."
"이전까지는 마냥 밝고 명랑한 성격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힘든 기간을 거치면서 많이 성숙해진 것 같다"는 그는 "'마녀유희'를 시작으로 올해에는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굳혔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미소지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