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품질의 장당 2천원대 염가음반 출시 잇달아

지난해 탄생 250주년을 맞아 지구촌 곳곳을 축제 분위기로 바꾼 모차르트는 음반 시장에서도 단연 화제였다.

독일 카스카드(Cascade)라는 음반회사가 모차르트의 주요작품들을 40장의 CD에 담은 '모차르트 프리미엄 에디션'이 국내에 보통 음반의 2장값인 4만5천원의 가격에 선보이면서 이 전집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이 음반 음원의 연주 수준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가격'과 '음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모차르트 전집이 국내에 소개됐다.

바로 네덜란드 음반사인 브릴리언트 클래식이 교향곡과 피아노 협주곡, 오페라 등을 망라한 600여 곡을 170장의 CD에 담은 박스세트였다.

정가는 약 35만원인데 인터넷 음반 사이트에서 할인받으면 25만원 정도의 가격에 살 수 있다.

한 장당 고작 2천원에 불과한 것.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콘체르트헤보 체임버 오케스트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등 국내에도 익히 잘 알려진 유명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담겨있다.

음반사는 이미 절판된 음원을 활용하고, 실력은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아티스트와 계약하는 방식으로 원가를 크게 낮췄다.

또 음반 소개를 담은 라이너노트를 과감하게 없앴고, 플라스틱이 아닌 종이를 케이스로 사용했다.

이 모차르트 전집은 크게 인기를 끌며 전세계적으로 30만 질 가까이 판매됐고, 국내에도 클래식 홍보ㆍ음반 전문 업체인 시샵미디어에 독점수입돼 음반 시장의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850질이 나갔다.

브릴리언트 클래식은 여세를 몰아 CD 155장 짜리 바흐 박스 세트를 내놨고, 향후 베토벤과 하이든 전집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최근 들어서는 클래식 초심자를 겨냥한 새로운 기획물도 야심차게 준비했다.

바흐, 베토벤, 브람스, 드보르자크, 헨델, 멘델스존, 모차르트, 슈베르트, 텔레만, 비발디 등 작곡가 10명의 유명 작품들을 각 10장, 총 100장의 CD에 담은 '베스트 걸작선 100 CD'.
베를린 심포니,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킹스 칼리지 합창단, 톤 쿠프만, 예후디 메뉴인, 알프레드 브렌델 등 당대 최고 연주자들의 녹음이 담겨있다.

가격은 38만원 내외(인터넷가는 약 29만원).
EMI, 소니비엠지 등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들도 브릴리언트 클래식의 이런 박리다매 전략에 위기 의식을 느낀 나머지 비슷한 염가 세트를 내놓기 시작했다.

또 RTSI 스위스 방송국이 유명한 협주곡을 중심으로 기획한 콘서트 실황을 담은 10장 짜리 DVD 세트(총 800분 분량)가 약 2만6천원에 시장에 나오는 등 가격 파괴가 DVD 시장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온ㆍ오프라인 클래식 음반 매장인 오퍼스나인(www.opus9.com)을 운영하는 박신전 씨는 "불황을 타개하려는 음반사들의 전략과 같은 음반을 싸게 구입하려는 구매자들의 욕구가 맞물려 염가 박스 세트가 큰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 값싼 양질의 음반이 나올 거라고 예상한 클래식팬들이 구입을 미루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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