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패리스 힐튼이 해마다 옷을 가장 못입은 여성 10명을 선정하는 미스터 블랙웰(Mr. Blackwell)의 47회 연례 리스트에서 2006년 워스트 드레서 1위를 공동 차지했다고 10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본명이 리처드 셀처인 미스터 블랙웰은 할리우드의 디자이너 출신으로 유명인들의 패션에 대한 독설적인 비평으로 유명하며 해마다 '10대 워스트 드레서' 리스트를 발표하고 있다.

미스터 블랙웰은 스피어스와 힐튼의 옷입는 경향에 대해 "스타일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패션이 결여됐다"고 묘사하면서 '지나치게 몸을 드러내는 한쌍'이라고 비꼬면서 이들이 즐겨입는 꽉 죄는 옷들에 대해 영화 '드림 걸스' 의 제목을 풍자한 '스크림걸스' 라고 비웃었다.

스피어스는 지난해와 2000년에도 1위, 2001년과 2003년에는 2위를 차지하는 등 2002년을 제외하고는 2000년부터 꾸준히 미스터 블랙웰의 리스트에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아왔다.

또한 힐튼 역시 2003년 1위로 이 리스트에 데뷔(?)한 뒤 이후 10위에서 빠지지 않아온 단골 손님이다.

스피어스와 힐튼에 이어 지난해 두번째로 옷 못입는 여성으로는 영국의 찰스 왕세자의 부인인 카밀라 파커 볼스 콘월 공작부인이 선정됐다.

1994년과 1995년, 2001년에 이 리스트에 들었던 카밀라는 지난 4년간은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으나 올해 다시 2위로 복귀했다.

미스터 블랙웰은 카밀라에 대해 "스타일없는 공작부인의 역습"이라고 비꼰 뒤 "예전에 한 때 유행했었던 깃털모자를 쓴 모습은 마치 쥐라기 시대에서 온 술취한 잉꼬 같다.

황실급의 무참한 꼴"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블랙웰은 워스트 드레서 3위 자리를 차지한 배우 린제이 로한에 대해서는 "전에는 사랑스러웠었는데 참으로 유감스럽게 변해가고 있다"고 꾸짖었고 4위인 가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에게는 "눈부셔보이는 가수지만 옷입는 경향은 형편없다.

품위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라고 비판했다.

5위인 가수 머라이어 캐리는 블랙웰로부터 "머라이어, 패션의 부랑자(Mariah the fashion pariah), 재앙수준으로 저속한 옷들의 여왕" 이라는 지독한 평가를 받았으며 예전 가수 및 안무가였다가 인기 TV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 의 심판으로 다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폴라 압둘은 "추락한 패션 아이돌" 이라는 반갑지 않은 평가와 함께 6위에 올랐다.

블랙웰은 샤론 스톤을 "한물 간 크루엘라 드빌(디즈니의 만화영화 '101 마리의 달마시안' 에 나오는 악역 여주인공)" 이라며 7위로 뽑았고 '비벌리힐스 아이들(Beverly Hills 90210)' 에 출연했던 여배우 토리 스펠링에 대해서는 "비벌리 힐스에서 몰락한 인물"이라고 쏘아붙였다.

9위로는 인기 TV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에 출연중인 한국계 배우 샌드라 오가 선정됐는데 블랙웰은 샌드라가 너무나 많은 구슬목걸이와 팔찌 등을 착용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머리에서 발끝까지 광기로 뒤덮인 꼴"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 10위는 아이러니하게도 패션 관련 영화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The Devil Wears Prada)' 에 출연했던 메릴 스트립이 선정됐는데 블랙웰은 "스트립을 보면 눈물이 나올 지경이다.

영화배우로서 그녀의 화려한 경력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지만 옷입는 수준은 야수급으로 딱 신부의 어머니 꼴(미국 결혼식에서 신부의 어머니들이 입는 의상은 촌스러운 것으로 간주되곤함)" 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블랙웰은 '10대 옷 잘입는 여성'으로는 배우 케이트 윈슬렛과 안젤리나 졸리, 헬렌 미렌,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젠드와 비욘세,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하원의장이 된 캘리포니아주의 낸시 펠로시 의원(민주), 모나코 캐롤라인 공주의 딸인 샬롯 카시라기, 모델 하이디 클룸, 배우 케이티 홈스, 마르시아 크로스 등을 꼽았다.

(시카고연합뉴스) 이경원 통신원 kwchri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