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영 KBS미디어 수출사업팀장(41)은 '배용준 DVD'를 일본에 수출,5억5000만엔을 벌었다.

방송국에 사장돼 있던 관련 콘텐츠를 재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인 덕분이다.

그는 외주 제작사들이 제작한 드라마를 로열티 계약으로 수출하는 데 그쳤던 종전 방식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

'배용준 DVD'가 탄생한 배경은 이렇다.

2004년 말 방송드라마 '겨울 연가'가 일본에서 약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을 당시 KBS미디어는 이 드라마를 놓고 로열티 방식으로 수출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드라마 등 대부분의 문화콘텐츠 수출 계약은 현지 소비자 가격의 12~15%를 로열티로 받는 게 관례였기 때문.

그러나 DVD 완제품으로 수출할 경우 소비자 가격의 50% 정도를 받는다.

이 중 소비자 가격의 12% 선인 제작비를 뺀다 해도 이익 규모는 소비자 가격의 38%에 달한다.

콘텐츠를 수출하는 것보다 완제품으로 수출할 경우 23~26%포인트의 이익증대 효과를 본다는 얘기다.

이 팀장은 이 같은 로열티 방식 계약의 맹점을 파악하고 완제품 수출 전략을 추진했다.

완제품 수출은 저작권 문제 해결이 쉽고 제작비 절감을 통해 마진도 확대할 수 있는 게 장점.계약처의 역할을 현지 유통만으로 한정해 판매 수익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는 '배용준 DVD' 사업을 제안해 초상권과 수익 분배 등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KBS 자료실에 있던 배용준 출연 드라마와 프로그램,소속사가 촬영한 자료 등을 묶었다.

여기에 아나운서의 해설과 3개국어 자막 등을 삽입해 고급형 패키지 상품을 만들었다.

그는 이 상품을 일본 포니캐넌사와 세트당 5500엔(소비자가격 1만500엔),10만 세트를 수출키로 계약했다.

그리고 '겨울 연가' 하이라이트만 모은 DVD 세트,출연진들의 인터뷰 모음 '겨울연가 플러스' DVD 등도 수출했다.

이후 이병헌 주연의 '내일은 사랑'과 '폴리스',류시원이 주연한 '창공' DVD 등도 완제품으로 만들어 수출했다.

말하자면 KBS와 소속사에 사장돼 있던 콘텐츠를 재활용해 큰 수익을 창출한 것이다.

'배용준 DVD'는 한류 스타의 강력한 이미지를 돈으로 연결시킨 모범적 사례로 꼽힌다.

이 팀장은 "비와 송혜교가 주연한 '풀하우스'가 내년 중 일본 니혼TV에서 방송될 예정"이라며 "이 드라마도 DVD 완제품 형태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