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지하철1호선'의 제작자인 김민기 극단 학전 대표와 퍼포먼스 '난타'의 송승환 PMC프로덕션 대표가 정반대의 창작 뮤지컬 실험에 들어간다.

김 대표는 대극장용 뮤지컬을 소극장용으로 개작해 올리고,송 대표는 소극장용 작품을 대극장으로 확대 개편해 선보인다.

김 대표의 노래극 '개똥이'(24일부터 11월19일까지 학전블루 소극장)와 송 대표의 '달고나'(11월1일부터 12월25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가 그것이다.

'개똥이'는 1995년 김 대표가 '록오페라 개똥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선보인 작품.인간들의 쓰레기로 망가진 벌레마을에서 태어난 '개똥이'가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이 작품은 신형원의 인기가요 '개똥벌레'가 탄생하는 모티프를 제공했다.

삽입곡 '날개만 있다면''제발제발''도대체 사람들은' 등도 탁월한 서정성으로 갈채를 받았다.

그러나 1995년과 1997년 두 차례의 대극장 공연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소극장에서 승부를 걸기로 한 것.뮤지컬 대신 노래극이라 칭하고,공연시간도 3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였다.

대사 없는 오페라 형식에서 대사가 있는 뮤지컬 형식으로 대중성을 강화했다.

고 김소희 명창의 딸 김소연씨를 비롯 이학민 권형준 등 학전의 실력파 배우들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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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표가 26년 만에 연출하는 '달고나'는 '담배가게 아가씨''이등병의 편지' 등 추억의 가요로 엮은 뮤지컬.2004년과 올해 대학로 소극장에서 공연됐다가 이번에 대극장 무대로 옮긴다.

대극장용 한국 뮤지컬은 '명성황후' 이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무대의 변화에 따라 작품도 달라졌다.

소극장에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안무 대신 동선이 긴 안무를 선보이고 솔로곡도 코러스로 바꿨다.

한 개의 세트만 사용하던 무대 배경도 이번에는 여덟 개나 등장한다.

출연진도 대폭 강화했다.

주인공 세우역은 기존 뮤지컬배우 정의욱 외에 탤런트 박형준이 더블캐스팅됐다.

여주인공 지희역도 기존 김선미와 그룹 '쥬얼리'의 멤버 조민아가 번갈아 출연한다.

삼촌 역에는 오디션을 통해 개그맨 손헌수를 선발했다.

대극장에서는 스타마케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유명인을 대거 출연시키는 전략이다.

송 대표는 "한국 뮤지컬도 이제 소극장에서의 실험을 거쳐 중·대극장으로 시장을 키워야 할 때"라며 "이 작품은 소극장에서 시작한 뮤지컬이 대극장에서 성공하느냐의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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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