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의 성추문 사건 변론을 담당했고,논란 끝에 무죄로 풀려난 O J 심슨의 변호인단이었던 앨런 더쇼비츠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그가 쓴 '최고의 변론'(변용란 옮김,이미지박스)은 가장 극적인 법적 분쟁의 기록들을 담고 있다.

로스쿨 진학을 꿈꾸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미국법의 현주소를 알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화두를 던진다.

보는 각도에 따라 의견이 엇갈릴 수 있는 '핫이슈'들을 엮은 이 책은 하버드대 법대의 형법 강의 부교재로 쓰이고 있다.

한 예를 보자.1973년 마이크는 친구 조,멜빈과 술을 마시다 자신의 집에 얹혀살던 조에게 방세를 요구했다.

화가 난 조는 마이크에게 권총을 발사한 뒤 멜빈에게도 마이크를 쏠 것을 요구했다.

멜빈은 마이크에게 다섯 발을 쐈다.

멜빈은 어떻게 됐을까? 그는 살인죄로 체포됐다.

하지만 멜빈이 총을 쏠 당시 마이크가 살아 있었다는 증거를 검찰이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살인죄는 기각됐다.

대신 마이크가 죽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 여지는 있기 때문에 살인미수죄가 적용됐다.

504쪽,2만5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