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경제신문이 창간 기념일을 맞아 '한국 증시를 움직이는 파워맨 10인'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1,2위에 오른 것은 누구나 예상했음직한 결과였다.

하지만 의외의 인물이 눈에 띄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제치고 7위에 이름을 올린 김영익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49)이 바로 주인공.

'증권계의 족집게' '대한민국 최고의 증권분석가'로 불리며 명성을 날리고 있는 김영익 센터장이 최근 '프로로 산다는 것'(스마트비즈니스)이라는 신간을 통해 오늘날 그가 있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히 털어놓았다.

업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그이지만 70년대 어린 시절에는 교복을 입어보는 게 소원이었던 얼굴 새까만 시골의 깡소년일 뿐이었다.

돈이 없어 중학교도 들어가지 못한 소년은 또래 중학생들이 지나갈 때면 초라한 행색이 창피해 풀숲에 몸을 숨기는 게 다반사였다.

하지만 그는 집이 가난하다고,현실이 어렵다고 원망만 하지 않았다.

그는 말한다.

좋은 환경을 가지지 못했다면 좋은 희망을 가지면 된다고.그리고 좋은 희망을 현실 속에서 구현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노력'이라고.그는 지금도 대신증권에서 가장 일찍 출근하는 사람이다.

매일 새벽 6시면 꼬박꼬박 출근부에 도장을 찍는다.

전날 2~3시까지 술을 마셨든,눈·비가 오든 그가 대신증권에 몸담은 이후 20년 동안 한 번도 어기지 않은 원칙이다.

이런 노력과 성실성이 오늘날 그를 떠받치는 가장 든든한 기둥임은 물론이다.

"사실 자서전을 쓸 만큼 나이도 들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누구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업적을 쌓은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나보다 좋은 환경을 가졌지만 나보다 더 좋은 희망을 갖지 못해 힘들어하는 누구에게인가 작은 희망의 씨앗을 심어주고 싶다는 바람으로 부족하지만 책을 냈습니다."

292쪽,1만2000원.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