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필드가 돌아왔다.

라자냐라면 사족을 못 쓰는 이 게으른 고양이는 이번에도 여전히 뻔뻔하고 심술 맞다.

속편답게 영화는 전편 보다 훨씬 풍성한 볼거리로 무장했다.

전편은 얼결에 번잡한 도시로 옮겨간 가필드의 소동을 그렸다면 이번에는 아예 바다 건너 영국으로 건너갔다.

행동 반경이 확장됐으니 그의 모험 역시 더욱 요란해졌다.

동화 '왕자와 거지'를 패러디, 미국의 평범한 고양이 가필드와 영국 고성의 명문 혈통을 자랑하는 프린스가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그러나 볼거리가 많아지면서 영화는 전체적으로 대단히 산만해졌다.

전편이 오롯이 가필드의 매력에 충실했다면 이번에는 '동물의 왕국'이 돼버렸다.

영국 고성에 사는 돼지, 소, 오리, 앵무새 등 각종 동물이 모두 한 몫씩 하면서 대단히 소란스러워진 것. 이들이 가필드를 위해 라자냐를 만드느라 법석을 떠는 장면은 흥미롭지만, 전체적으로 가필드의 활약은 반감됐다.

이 때문에 살찐 고양이가 선사하는 능글능글하면서도 귀여운 웃음을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난데없는 '블록버스터'를 대면하며 실망할 수도 있겠다.

1978년 '수퍼맨'과 같은 해에 탄생한 만화 캐릭터인 가필드는 1988년부터 1995년까지 TV 시리즈 '가필드와 친구들'을 통해 인기를 끌었다.

더빙판에는 1급 성우인 배한성, 양지운과 개그맨 지상렬, 정주리 등이 참여했다.

27일 개봉, 전체관람가.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