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얼짱' '몸짱' 바람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얼짱'과 '몸짱'에 이어 '동안'이 유행하더니 이제 '쌩얼'이 대세가 됐다.

'쌩얼'이란 화장을 하지 않은 맨 얼굴을 이르는 10대들의 말. MBC 오락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개그맨 유재석과 박명수 등이 쓰면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연예인은 물론이고 일반에까지 널리 퍼진 맨 얼굴 열풍은 인터넷은 물론이고 TV와 광고까지 점령했다.

◇더 이상 10대들의 전유물 아닌 '쌩얼'

요즘 드라마를 보면 여주인공들이 대부분 화장을 안 한 듯한 얼굴로 등장한다.

MBC 수목드라마 '어느 멋진 날'의 성유리, KBS 2TV 월화드라마 '미스터 굿바이'의 이보영, KBS 2TV 수목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의 채시라도 마찬가지다.

최근 종영된 SBS 수목드라마 '스마일 어게인'의 김희선 역시 화장기 거의 없는 얼굴로 출연했다.

유행에 가장 민감한 매체인 광고에도 '쌩얼' 코드가 빠질 리 없다.

화장품 광고에서 정려원과 성유리가 각각 화장을 벗고 투명한 맨 얼굴을 자랑했다.

'CF 퀸' 전지현과 고소영도 화장품 광고에서 자연스럽게 맨 얼굴을 드러냈다.

'쌩얼' 열풍은 화장품 광고에 그치지 않는다.

송혜교도 한 음료 광고에서 맨 얼굴을 드러내며 시대의 조류에 가세했다.

연예인 띄우기에도 '쌩얼' 열풍이 활용되고 있다.

연예인들이 미니홈피 등을 통해 공개한 '맨 얼굴'은 네티즌들을 통해 삽시간에 퍼진다.

일부 연예기획사는 '쌩얼' 열풍을 타고 연예인의 '쌩얼' 사진을 아예 홍보용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최근 '쌩얼미녀'란 별명을 얻은 신인 민효린의 경우도 소속사에서 의도적으로 맨 얼굴 사진으로 '쌩얼' 마케팅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쌩얼' 열풍의 빛과 그림자

그렇다면 왜 '쌩얼'이 최신 트렌드가 됐을까.

많은 이들의 '쌩얼'의 자연스러움에 집중하고 있다.

화장과 성형을 통한 인공미가 아닌 장식을 걷어낸 자연미를 원하고 있는 것.
이는 연예인의 '본 판'을 보기를 원하는 네티즌의 심리와도 맞닿아 있다.

인기 연예인들의 과거 사진, 중년스타들의 젊은 시절 사진들이 화제가 된 데 이어 지금 모습 그대로를 본다는 의미.
이러한 '쌩얼' 열풍에 대해 한 대기업 마케팅 관계자는 "최근 '쌩얼' 열풍은 타고 나야 가능한 '얼짱'과는 달리 자기 관리를 통해 누구나가 인정 받을 수 있기에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쌩얼'은 무조건 잘 생겨야 한다는 '얼짱'과는 달리 솔직한 모습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그러나 '쌩얼'에 '맨 얼굴도 예뻐야한다'는 조건이 붙는다면 의미는 달라진다.

이는 곧 '얼짱'과 '동안'의 극단적인 형태인 셈이다.

실제로 최근 러시아 테니스선수 출신 모델 안나 쿠르니코바의 '쌩얼'이 공개돼 팬들에게 충격을 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대중문화평론가 겸 음반기획자인 강태규 씨는 "'쌩얼'이란 기본적으로 10대들이 가공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미학을 추구하는 트렌드로, 부정적으로 볼 이유가 없다"면서 "다만 더 강력한, 과열된 미적 기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