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7년 만에 '아이스케키' 미혼모 역할로 첫 스크린 도전

1989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신애라(36)는 데뷔 초기 '한국의 피비 케이츠'로 불렸다.

당시 영화 '파라다이스'로 브룩 실즈ㆍ소피 마르소와 함께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미국의 하이틴 스타 피비 케이츠와 쏙 빼닮은 외모 때문.

그가 연기자로 데뷔한 지 올해로 17년째다.

신애라는 올해 초 1960년 말 전남 여수를 배경으로 한 시대물인 영화 '아이스케키'(감독 여인광. 제작 MK픽쳐스)를 자신의 첫 영화 출연작으로 골랐다.

TV에서조차 사투리 연기를 선보이거나 시대물에 출연한 적이 없어 그의 변신은 다소 생경하기까지 하다
'아이스케키'는 얼굴을 모르는 아빠를 찾으려고 아이스케키 장사로 나서는 10살 꼬마 영래(박지빈)의 이야기를 다룬 가족 영화. 가슴 찡한 감동과 웃음을 선사하겠다는 이 영화에서 신애라는 미혼모로 밀수화장품 장사를 하며 억척스럽게 생계를 이어가는 영래 엄마 역할을 맡았다.

26일 오후 전남 곡성군 곡성읍 섬진강변에 세워진 테마관광단지 '섬진강 기차마을'에 마련된 '아이스케키' 세트장에서 신애라를 만났다.

"시나리오를 받고서 다른 여배우도 많은데 왜 나에게 억척스런 캐릭터를 제안했나 의아했습니다.

그렇지만 기존의 도회적인 제 이미지와 다른 역할이기 때문에 욕심도 났어요.

또한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가족영화라는 점에 끌렸구요."

신애라는 "연기생활 20년이 가까워져 오는 현재까지 한국말 못하는 교포역할은해봤어도 사투리 연기나 시대물 출연은 처음"이라면서 "이제 이런 역할도 할 나이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첫 영화이니 만큼 영화 출연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도 궁금했다.

"남편인 차인표 씨도 기뻐했어요.

'비록 나는 아직 영화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너는 성공해라'라며 격려의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엄마가 너희 친구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찍고 있다'고 하니까 다 좋아해요."

차인표ㆍ신애라 부부는 지난해 12월 딸 예은이를 입양했다.

신애라에게는 가족의 의미도 남다를 듯.

가족의 의미에 대해 묻자 신애라는 "우리 영화 '아이스케키'에서도 여러 가족형태가 등장한다.

혼자 아들 영래를 키우는 '싱글맘'인 영래 엄마와 다른 고아와 한 가족을 이루며 사는 영래 친구 승수 등이 그렇다"며 "가족이란 꼭 혈연관계로 묶여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랑과 정으로도 얼마든지 가족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애라는 "아이스케키라는 단어에서는 시원함ㆍ달콤함ㆍ기쁨ㆍ감사 등의 단어가 연상된다"면서 "이 모든 느낌을 올곳이 담아내 좋은 영화로 인사드리겠다"고 말했다.

영화 '아이스케키'는 내달 말 모든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을 거쳐 8월께 개봉될 예정이다.

(곡성연합뉴스) 홍성록 기자 sungl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