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여지없이 망가지는 배역입니다."

MBC '원더풀 라이프'에서 철없는 아기 아빠 역, 영화 '내 사랑 싸가지'에서 여고생 하지원을 골탕먹이는 신세대 대학생 역을 맡아 코믹한 연기의 '끼'를 선보였던 김재원.
그가 아예 조직폭력배 역을 맡아 망가지겠다고 작정했다.

5월3일부터 방송하는 KBS 2TV 수목극 '위대한 유산'(극본 이숙진ㆍ김태희, 연출 김평중)을 통해서다.

코믹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드라마인 만큼 이 드라마의 조폭은 조폭이 아니다.

유치원 어린이들 때문에 골탕을 먹고, 유치원 여교사로부터 시달리는 어설픈 인물이다.

"시놉시스를 봤을 때는 목소리 낮게 깔고 무게 잡는 조폭 역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촬영하면서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죠. 갈수록 목소리 톤을 높이며 재미있게 찍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드라마에서 그는 양아치 조폭 강현세 역을 맡았다.

어머니의 유산인 유치원을 상속받으려고 유치원 선생님이 된다.

그렇게 3개월 가량 말썽을 부리지 않으면 유치원을 물려준다는 유언 때문이다.

연기를 위해 수염도 살짝 길렀다.

"지저분하다고 자르라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극중에서 나이 많은 분들을 거느리는 조폭인데 수염이라도 없으면 정말 애처럼 보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요.

매일 아침 가위로 손질하는 등 상당히 신경이 쓰입니다."

극중 파트너인 한지민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서는 "원래 숫기가 없어서 여배우와 눈을 잘 못 맞춘다"며 "하지만 한지민 씨와는 편하게 눈을 맞출 수 있어서 수월하게 연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들과 시종 어울려야 하는 점과 관련, "원래 아이들을 무척 좋아한다"면서 "이번 드라마에서는 '원활한 촬영'을 위해 아이들에게 게임기를 선물했다"고 설명했다.

'위대한 유산'은 작년 4월 종영한 '원더풀 라이프' 이후 첫 작품. 지난 1년 동안 그는 공부와 여행으로 재충전의 시간을 보냈다.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에 입학했고, 해외 여행도 많이 다녔어요.

틈틈이 시나리오도 6편을 썼죠. 5월부터는 새로운 영화 촬영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