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 출장하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경기 독점중계권을 갖고 있는 MBC ESPN이 최근 박지성의 맹활약으로 시청률이 급등하자 착잡한 심경을 내비치고 있다.


MBC ESPN에서 방송하는 프리미어리그 시청률은 박지성이 영국 진출 첫 골을 넣은 21일을 전후해 크게 갈리고 있다.


14~20일 평균 시청률은 0.78%(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에 불과했으나 박지성이 첫 골을 넣은 뒤인 22~26일 평균 시청률은 3.61%로 무려 4배 이상 뛰어올랐다.


MBC ESPN의 프리미어리그 시청률은 박지성이 처음 출전한 경기인 8월13일 4.42%의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박지성의 첫 골이 터지지 않고 플레이도 지지부진하자 갈수록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8월13일 이후 프리미어리그 평균 시청률은 1.23%를 기록중이다.


박지성이 영국 진출 첫 골을 성공시킨 무대인 '칼링컵'을 중계방송한 KBS SKY 시청률 역시 골을 넣기 전인 14~20일에는 0.15%에 머물렀으나 골을 넣은 뒤인 22~26일에는 0.32%로 두 배 이상 치솟아 시청자들의 달라진 관심을 반영했다.


AGB닐슨 관계자는 "각종 언론 매체들이 박지성이 영국 진출 첫 골을 넣었다는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이후 프리미어리그 및 칼링컵 경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MBC ESPN은 그러나 박지성의 맹활약으로 시청률이 급등한 데 대해 웃기도 울기도 힘든 상황이다.


시청률이 높아진 것은 당연히 쌍수를 들고 환영해야 할 사안이지만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아질수록 내년 시즌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프리미어리그의 중계권료가 급등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2001년 MBC ESPN이 프리미어리그 중계권 계약을 할 당시만 해도 박지성과 이영표 등이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기 전이라 일반인의 관심도 높지 않았고 중계권료 역시 거저나 다름없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최근 박지성의 맹활약으로 프리미어리그에 대한 국내 시청자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자 영국 프리미어리그 본부는 MBC ESPN과의 중계권료 계약이 끝나는 내년 시즌 이후부터는 중계권료를 크게 인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어리그와 K-1 등 근래 들어 인기가 급등한 스포츠 콘텐츠의 독점 중계권을 MBC ESPN에 넘겨준 뒤 상대적인 시청률 열세에 시달리고 있는 KBS SKY와 엑스포츠 등 여타 케이블 스포츠 채널들은 내년에 계약이 만료되는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엑스포츠 관계자는 "MBC ESPN과의 독점 계약이 끝나는 내년 이후의 중계권은 경쟁력 있는 방송사가 따내게 될 것"이라며 "내년 3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스포츠중계권 견본시에서 중계권과 관련한 대체적 윤곽이 나올 전망"이라고 말했다.


MBC ESPN 관계자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본부에서도 박지성이 출전하는 프리미어리그에 한국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 계약이 만료되면 중계권료를 대폭 인상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국내 방송사끼리 중계권을 놓고 경쟁을 할 경우 제살 깎아먹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