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에 취해 북채를 잡던 이웃집 아재의 얼굴 같은 진도 세방낙조,문학청년 한승원의 가슴을 절절이 울렸던 천관산 억새,파도 소리에 반해 캔맥주를 손에 들고 새벽까지 거닐던 해운대,함박꽃 향기가 진동하던 소백산 죽계구곡…. '살아생전 꼭 가봐야 할 우리 땅'(이두영 지음,조선일보생활미디어)이 펼쳐보이는 풍경은 어딜 가나 진경이다. 16년간 여행 전문기자로 활동해온 저자는 가장 아름다운 국내 여행지 30곳의 숨겨진 속살을 섬세한 손길로 어루만진다. 그가 직접 찍은 250여장의 비경 사진도 돋보인다. 감성적인 문체 또한 맛깔스럽다. 효율적인 교통정보와 엄격한 음식점 선정,폭넓고 깊이있는 시각이 곁들여져 있어 더욱 믿음성 있다. 그는 "낯선 곳에서 얻은 발상은 종종 인생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준다"고 강조한다. 돈은 언제든 벌 수 있지만 흐르는 시간과 추억,거기에서 얻어지는 풍성한 정신세계는 나중에 벌충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230쪽,1만2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