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시트콤 '귀엽거나 미치거나'에서 이혼한 30대 학원강사에게 애정 공세를 퍼붓는 당돌한 여고생의 파격을 소화해냈던 하이틴 스타 박신혜(16)가 불가능한 사랑에 가슴을 앓는 20대를 연기한다.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아역을 맡았던 인연이 완결편이라 할 수 있는 '천국의 나무' 여주인공으로 이어진 것.



박신혜는 부모의 재혼으로 법적 남매가 된 이완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면서 눈물을 삭이는 여주인공을 맡았다.


"과연 스무살의 느낌을 낼 수 있을까 고민이에요.그래도 무척 하고 싶었던 역이어서 행복하죠."


주연으로 올라서는 만큼 무르익은 연기에 대한 부담도 있다.


게다가 드라마의 무대가 일본이라 일본어 연기가 어색할까봐 걱정도 된다.


그렇지만 설레기는 매한가지.


"또래 연기자들 보면 많이 성숙해 보여요. 저를 아직 애처럼 보시는 분들이 많죠. 연기 폭을 넓히는 계기로 삼고 싶어요."


열일곱살로 넘어가는 시점에 마냥 아역 이미지로 남지 않도록 변화를 꾀하는 노력이 엿보인다.


성인 연기자로 보기도, 그렇다고 아역으로 보기도 애매한 나이지만 앞으로 여기저기에 발을 디딜 시간이 충분한 나이다.


"무엇을 할지 정해놓고 싶지는 않아요. DJ도, MC도 해보고 싶고 노래하는 게 좋아서 가수도, 뮤지컬도 해보고 싶어요.


특히 연기와 춤과 노래를 합친 뮤지컬에 마음이 많이 가고요."


그래도 지금은 연기를 배우는 데 몰두한다.


갑작스레 MBC 드라마 '해바라기'에서 탤런트 김정은이 삭발하고 정신과 환자를 연기했던 일에 화제가 미치자 스펀지같이 뭐든지 빨아들일 것만 같은 큰 눈망울이 빛난다.


"예쁜 역보다는 매력적인 역이 좋아요.안젤리나 졸리의 임팩트 강한 액션이나 영화 '오아시스'에서 문소리 선배님의 연기가 인상 깊었어요. 론 머리도 밀 수 있죠. 저 머리 빨리 자라거든요.하하"


10대다운 쾌활함이 비친다.


"머리통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궁금하다"며 재빨리 한마디 거든다. 학생이지만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아 새해 소망을 "공부 잘해 보는 것"을 꼽는다.


'돌 맞을' 소린지는 몰라도 여느 고등학생처럼 공부에 몰두해보고 싶은 것. 그렇지만 '곧 방학하겠다'는 한마디에 이내 놀랄 만큼 얼굴이 환해진다.


"연기할 때는 항상 느낌이 달라요. 친구들과 신나게 어울리던 중학교 때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연기를 계속하고 싶어요. 학교에 많이 못 갔는데 그래도 방학은 너무 좋죠."


곧 '천국의 나무' 촬영을 위해 일본으로 떠난다.


카메라 앞에 서면 긴장돼서 얼굴에 표가 난다고 걱정하는 얼굴에 설렘이 가득하다.


드라마의 여주인공으로 안방 극장에 나설 박신혜의 모습이 어떨지 자못 궁금하다.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na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