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인터넷에서 (이)효리 씨와 비교해주니 동급으로 인정받는 것 같아 기분 좋았어요. 하지만 말도 안된다는 지적이 있을까봐 걱정되더군요." 채연은 2집 당시 '섹시 코드'의 성공으로 이효리와 자주 비교된다고 하자 배시시 웃으며 답했다. 3집 역시 이 연장선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단다. "2집 때 이미지를 갑자기 바꾸면 안될 것 같아 3집도 같은 이미지를 고수했어요. 1집 땐 멋 모르고 시키는 대로 했는데 이젠 섹시하다는 말이 듣기 좋네요. 아니 제 스스로 무의식 중에 섹시해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섹시미는 나에 대한 재발견 대학교 시절 채연을 기억하는 이들에겐 지금의 섹시한 이미지가 놀라울 따름이다. 대학교 동기인 한 가수의 증언. "채연은 서울예대에서 탤런트 김유미와 5대 '얼짱' 중 한 명이었죠. 하지만 옷차림은 늘 힙합바지,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녀 여성스러운 면은 전혀 없었어요. 메이크업도 안하고 머리 질끈 동여매고 다녔죠." 채연은 이 말을 전하자 "맞다"며 박장대소했다. 섹시미는 스스로도 본인에 대한 재발견이라는 것. "요즘 내가 생각해도 여성스러워진 것 같다"는 그는 "패션, 네일아트 등에 관심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를 가꾸게 되더라"며 "2개월간 매일 3시간씩 헬스를 꾸준히 해 살도 빠졌고 근육이 생겼다"고 자랑했다. 유명해진 만큼 학창 시절과 달리 이젠 외출 때도 신경을 쓰게 된다. 서울 자양동에 사는 그는 헬스클럽을 갈 때도 알아보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 간단한 메이크업을 한다고. "아이돌 스타가 아니니 거리에 다닐 때 극성 팬은 없어요. 여성 팬들이 많아져 든든하기도 하구요. 팬클럽 이름도 1집 곡 '위험한 연출'에서 따온 '데인저러스'(Dangerous)예요." ◇'섹시=노래 못한다'는 공식 거부 채연의 이번 음반 콘셉트는 친근하고 청순한 섹시미다. 채연은 "의상으로 살짝 노출을 보여줄 뿐이므로 외적인 퍼포먼스보다 보컬에 주목해 달라"고 주문했다. 자신을 알리고 싶어 음반 제목도 담백하게 '채연'(Chae Yeon)으로 정했다. "노래를 귀담아 들어주세요. 댄스 가수의 음반치고 전반적으로 템포가 느린 편으로 감정을 담아 부른 발라드곡 '하얀눈', '욕심쟁이'는 추천곡이랍니다. 악기 소스를 거의 안 쓰고 담백하게 불렀어요. 섹시 가수는 노래를 못한다는 공식을 깨고 싶었거든요." 그러나 타이틀곡은 2집 히트곡 '둘이서' 같은 미디엄 템포의 '오직 너'. 타이틀곡 결정 때 소속사(미디어라인) 식구 15명이 모여 의견 일치를 본 곡이다. 연말에는 힙합그룹 사이드B가 피처링한 리믹스 버전으로 활동한다. ◇일본은 언젠가 다시 활동할 곳 사실 채연은 올해 일본 음악계의 '러브콜'을 수 차례 받았다. 연습생 시절인 2000~2003년 일본으로 훌쩍 떠나 활동, 이미 능숙한 일본어 실력을 자랑한다. "섹시 콘셉트의 가수는 다른 가수가 나오면 잊혀집니다. 불안하기도 했고 저 역시 국내에서 탄탄하게 자리잡고 싶어 일본 활동은 잠시 미뤘지요. 그러나 언젠간 꼭 가서 활동할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어려웠던 기억도 털어놓았다. "일본에서 인기 개그맨들과 프로젝트 그룹을 결성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음반도 냈지요. 한국인은 저 혼자였는데 한국에 대한 편견을 갖고 얘기하면 저도 모르게 울컥 치밀어 오르더군요. 그때는 사회생활 초년병이어서 감정 컨트롤이 잘 안됐어요. 즐거웠지만 힘들었습니다." 다시 귀국해 1집을 낸 게 2003년 8월로 이제 가수 경력 2년3개월. 그러나 일본서 함께 활동했던 개그맨들은 7월 '코리아-재팬 레인보우 콘서트' 때 채연과 만난 자리에서 "이제 너무 유명해져서 섭외조차 힘들겠다"며 그의 성장세를 놀라워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