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한국 드라마의 열풍은 유가(儒家)사상의 발양이라고 중국의 학자가 주장했다. 29일 동포신문인 길림신문에 따르면 베이징(北京)사범대학 예술방송학원 전훼군 부교수가 지난 21일 오후 중앙TV `동방시공간'프로에 출연해 "한국 드라마에는 유가사상이 들어있다"며 "우리가 한국 드라마를 보고 드라마가 전달하는 사상을 더욱 쉽게 접수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는 이서행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패널로 참가해 전 교수와 함께 중국에서 뜨겁게 불고 있는 한국 드라마 바람에 대해 분석했다. 전 부교수는 "확실히 중국의 유교문화는 5.4운동 이후 끊어졌다"며 "우리는 유교문화를 지키지도 않았거니와 문명에 뒤떨어진 것으로 취급해 반대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한국 드라마 가운데 윤리적인 면을 보면서 마음속 깊이에서 친밀감을 느끼는 것은 바로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남이 귀중하게 소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인과 중국인은 여러 가지 비슷한 점이 있지만 중국인은 자기 표현이 부족하고 한국인은 중국인들이 입을 열기 어려운 일도 매우 정상적으로 감성있게 표현한다"고 밝혔다. 전 부교수는 "처음에는 `사랑이 뭐길래', `보고 또 보고'와 같은 가정 윤리를 반영한 드라마가 중국에서 인기 있었고, 가정윤리를 반영하지는 않았지만 `대장금'은 장금이라는 완미한 여성형상을 통해 시청자들을 흡인했다"며 "이번에는 문화수준도 낮고 가정환경도 좋지 않은 노처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내 이름은 김삼순'이 뜨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 드라마를 통해 우리는 한국 여성들이 전통에서 벗어나 점차 자신의 운명을 장악하고 전통에 반항하지만 반항과정에 전통의 맥을 이어나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이것이 바로 중국의 많은 사람들이 마음속 깊이에서 바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서행 교수도 "중국인들이 한국드라마를 좋아하는 원인은 유가공동체인 것 외에도 생활방식이 접근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