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주라는 브랜드를 내 스스로 경영한다" 1986년생. '아시아권 스타'라고 일컫는 보아와 동갑내기. 미소년 이미지에 작은 체구지만 이미 국내를 비롯 미국, 일본 등 세계 음악계를 놀래킨 청년, 팝페라 테너 임형주. 그는 음반 불황이던 2003년 데뷔 음반 'Salley Garden'으로 26만장, 같은해 2집 'Silver Rain' 16만장, 작년 3집 'Misty Moon' 13만장 등 총 60만장에 육박하는 음반 판매 기록을 세웠다. 지금도 1, 2, 3집을 합쳐 한달에 2-3만장씩 나간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에서 역대 최연소로 애국가를 선창했고, '한미수교 100주년기념 음악대축제', 소프라노 조수미와 함께 한 '한일월드컵 1주년 기념 평화콘서트', 세계적인 공연장 미국 카네기홀서 남성 성악가 중 최연소 데뷔 독창회, 아일랜드 대통령 방한 맞이 청와대 영빈관 공연 등 해가 거듭할수록 놀라운 바이오그라피를 써나가고 있다. 팝과 오페라의 결합인 크로스오버 장르의 선두에 선 그가 27일 한국적인 팝페라로 채운 4집 'The Lotus'(연꽃)를 발표했다. 음반 제목처럼 4집은 한국적인 색채가 물씬 풍긴다. 체코 심포니오케스트라의 반주에 태평소, 해금을 가미했고 타이틀곡 '연인'(戀人)을 비롯해 '한계령', '새야 새야' 등을 듣노라면 먹의 농담이 화선지에 잘 배인 수묵화가 연상된다. 오페라, 가요, 민요 등 장르의 구분을 넘어선 컴필레이션 음반 콘셉트는 그의 아이디어. 음악평론가들은 임형주의 한국적인 오페라를 '진정한 한류'(韓流)라고 칭한다. ◇청년이 선사하는 휴식 같은 음악 "4집은 초도 2만장을 냈는데 발매 하루 만에 재주문이 들어와 3만장을 더 찍었어요." 막 나온 따끈따끈한 음반이라며 공손하게 음반을 내민 임형주의 자랑. 음악 팬들이 그의 새 음반을 기다렸다는 의미다. "클래식, 대중음악만 듣는 분들의 접점에서 누구에게나 휴식이 되는 음악이라는 점, 제가 젊은 남자이고 맑은 음색을 갖고 있어 사랑해주시는 것 같아요." 적절한 분석이다. 임형주의 노래는 대중음악에서 결여된 우아함과 고전미가 있고 클래식에 부담감을 느끼는 이들에겐 적응 가능한 가벼움을 준다. 'She Was Beautiful'이 고현정의 LG 디오스 냉장고 CF, 'Once Upon a Dream'이 그랜저 TG CF에 삽입된 것도 이런 비결. "제 꿈은 메트로폴리탄에 서는 오페라 싱어가 꿈이었어요. 하지만 미국 줄리어드 음대 예비학교 성악과 시절 안드레아 보첼리 같은 팝페라 성악가가 되는 길을 제의받았죠. 클래식은 틀에 저를 맞추지만 팝페라는 제가 틀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결심했어요. 대중과 호흡하고 싶었습니다." ◇일본을 매료시킨 클래식 아티스트 임형주는 최근 일본 소니뮤직과의 계약을 끝내고 보아가 소속된 일본 최대 음반사 에이벡스의 클래식 레이블 '카사' 1호 가수로 계약했다. 일본에서 12월7일 발매되는 4집에는 일본어로 번안한 '연인'과 몇 곡을 추린 라이브 DVD를 수록한다. 작년에 일본에 데뷔, 이미 1, 2집으로 두 차례 쇼케이스를 마친 그는 "여러 레이블의 영입 경쟁 덕택에 에이벡스로부터 파격적인 대우를 받았다"고 말한다. 그의 전담 팀원만 6명. 에이벡스가 6개월치 홍보 플랜을 짜온 걸 보고 반했다고 한다. 후지TV에서 22일 방송된 '우리들의 음악회'에선 일본 뉴에이지 가수 마쓰토야 유미, 중국 해금연주자 쉐이쿠 등 9월 '아이치 엑스포' 폐막식을 함께 장식한 아티스트와 출연해 극찬을 받았다. 일본 언론도 정트리오 이후 일본에 세계적인 한국 클래식 아티스트가 출연했다며 반기는 분위기. 일본의 유명 음악평론가 유카와 레이코는 "임형주의 라이브에 소름이 돋았다"고 평했다. "일본에선 보아와 배용준을 한류 1세대로, 저를 신승훈ㆍ비와 함께 한류 2세대로 칭하더군요. 저를 통해 동양인도 크로스오버 장르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고 평가해줘서 무척 기뻤어요." ◇클래식 잡지사 갖는 게 꿈 데뷔 이래 지상파방송 3사 뉴스 보도만 22번. 이제 임형주는 평범한 청년의 삶을 살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음악인 임형주의 삶이 따로 있어요. 노래할 때를 제외하고 전 임형주라는 브랜드를 경영하고, 임형주를 대변하죠. 음반 기획부터 재킷 디자인, 속지 교열까지 모든 걸 제 스스로 해야 직성이 풀려요." 그는 요즘 CEO가 되기 위한 마케팅 이론을 독학으로 공부한다. 8명이 공저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역사'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앞으로 클래식 전문 잡지사를 갖는 게 꿈이란다. "내 통장이 따로 있다"는 그는 "부모님은 내 수익으로 생활을 안 하시니까 차곡차곡 모아서 잡지사 등 그려놓은 청사진을 실현해가는 데 쓰려 한다"고 야무지게 말했다. 나이답지 않은 어른스러움과 진지함을 지적하자 "난 의외로 유머 감각이 있다. 예원학교 성악과 시절 친구들이 모두 나를 괴짜라고 불렀다. 엉뚱한 면이 있는 전형적인 AB형이다"라고 말했다. 또 "여자 연예인에도 관심이 많다. 요즘은 이영애 누나를 좋아한다. 지금은 여자 친구가 없는데 5살 연상까지는 커버할 자신이 있다"고 정신적인 성숙을 강조했다. 요모조모 뜯어봐도 참 대견한 청년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