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돈ㆍ전혜빈 버리고 '빈'으로 재출발"

2002년 말 3인조 여성그룹 러브 해체 이후 빈(22, 본명 전혜빈)은 속병을 앓았다.

함께 고생한 멤버들과 눈물도 흘렸다.

다시 가수로 나서면 안 좋은 기억들이 떠오를까 연기에만 전념했다.

2003년 중순 인터뷰 때 빈은 "앞으론 연기만 하고 싶다.

대학도 (동국대) 연극영상학부인 만큼 연기 분야에서 기반을 잡겠다"며 가수의 미련을 떨친 듯했다.

그리고 결심처럼 드라마 '상두야 학교가자', '내 인생의 콩깍지', '온리 유'와 영화 '몽정기2', '령'에 잇따라 출연했다.

싱글 'Love Somebody'를 발표했지만 제대로 된 솔로 1집은 그룹 해체 후 3년 만의 수확물이다.

◆엄마와 살며 안정 되찾았죠

빈은 연기자 때 활동명인 본명 전혜빈을 잠시 잊을 생각이다.

또 여동생 같은 귀여운 이미지를 없앴다.

이사돈('24시간 돈다'는 뜻)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웨이브 댄스도 버리고 중성적인 파워 댄스로 무장했다.

음반 재킷 속지에도 성숙미가 물씬 풍기는 여러 표정의 빈 얼굴을 담았다.

"연기를 하면서 무대 위 에너지를 잊을 수가 없었어요. 피가 끓는다고 해야하나요. 당시엔 혼자 살며 미래를 상의할 사람도 없어 외로웠죠. 하지만 지금은 5월 미국에서 귀국한 엄마와 함께 살아 기댈 안식처가 생겼어요."

황세준이 프로듀싱한 1집 타이틀곡 '2 A.M'은 새벽 2시에 남녀의 은밀한 관계가 이뤄진다는 성적 코드를 강조한 내용. 'see ya latae'는 클럽에서 자신을 버린 남자의 마음을 빼앗아오겠다는 곡으로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비욘세 노래의 느낌. 'Back of Mind'는 애니모션 광고에 삽입될 예정인 곡을 빼앗아 왔단다.

◆남자 친구와 캠퍼스 걷고 싶어요

유명해지니 남들의 평범함이 부럽기 시작했다.

20대 초반이니 한창 그럴 나이. 남자 친구와 명동에서 손잡고 거닐며 떡볶이를 사먹고 길거리 쇼핑에 드라이브, 여행도 가고 싶단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일상이 부담될 뿐이다.

빈은 "따뜻한 봄 동국대 캠퍼스에 라일락이 피면 향기가 정말 진해요. 남자 친구과 캠퍼스를 걸으며 자동판매기 커피를 마시면 행복할 것 같아요"라며 "대학은 데뷔 전 그룹 준비를 하면서 힘들게 들어간 만큼 악착같이 졸업할 거예요.

당시 보컬 선생님이 대학수학능력시험 공부보다 노래 연습하라고 혼내서 눈치보며 공부했거든요"라며 웃는다.

여러 활동으로 3년간 휴학, 내년 봄 2학년에 복학한다.

◆작곡 위해 피아노 배워요

1집을 작업하며 빈은 마인드 컨트롤을 배웠다.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일을 찾겠다는 의지도 두배. 요즘은 작곡 공부를 위해 피아노 연습을 시작하려 한다.

어린 시절 '체르니 30번'까지 배웠지만 이후 건반에서 손을 떼 지금은 원점에서 출발한다는 각오다.

"멜로디가 밤에 생각나면 아침에 잊어버려서 무척 아까웠어요. 2집부터는 1-2곡 참여할 생각이에요. 이번 작업을 하면서 하루 하루 그냥 보낸 적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했어요. 제게도 이런 면이 있구나 놀랐답니다."

또 "1남 1녀인데 남동생이 다음 달 군입대를 해요. 동생이 제대할 즈음엔 내적 외적으로 더 성장해 있고 싶어요"라며 자신의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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