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가수, 모델 출신 스타들이 스크린이나 드라마로 무대를 옮겨 활약하고 있다. 대개 그들은 연기 경력이 전혀 없어도 '전력'을 인정받아 처음부터 주연급으로 출연하곤 한다. MBC 수목드라마 '가을 소나기'(극본 조명주,연출 윤재문)에서 수형 역을 맡은 이천희는 조금 다른 길을 걸어왔다. 모델로는 이름을 떨쳤지만 연기자로서는 단역으로 출발해 차근차근 정상을 향해 오르는 중. 영화 '늑대의 유혹','그녀를 믿지 마세요' 등에서 시골 청년이나 주인공의 친구 등으로 얼굴을 비쳤다. 이어 영화 '태풍태양'으로 주연을 맡은 그는 SBS드라마 '온리유'에 이어 '가을 소나기'에서도 해바라기 사랑을 펼치며 멜로 구도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모델 활동 경력을 등에 업고 화려하게 연기자로 데뷔하지는 못했지만 이제 주연급 연기자로 올라서며 빛을 보기 시작한 것. 그래서인지 그는 "멜로 연기 한번 못해보고 배우로서 생을 마감하는 줄 알았다"면서 "그런데 요즘 꿈에도 생각 못했던 멜로 연기를 하고 있어 행복하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남성적이고 선 굵은 마스크 탓에 강한 인상을 주지만 의외로 그는 부드러운 감성의 소유자. 할리우드 액션 영화보다는 잔잔한 일본 영화를 더 좋아한다는 그는 '가을 소나기'에서도 한없이 잔잔하면서도 뜨거운 사랑을 펼쳐간다. 극중 그가 맡은 역할은 두 여주인공인 규은(김소연)과 연서(정려원)의 오랜 친구이자 연서를 좋아하는 수형. 규은이 식물인간이 된 후 그의 남편 윤재와 연서가 사랑에 빠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끝까지 연서의 마음을 돌리려한다. 이번 역할을 연기하면서 '온리유'에 출연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는 첫 미니시리즈였던 '온리유'에서도 한 여자(한채영)만을 끝까지 바라보는 해바라기 사랑을 연기한 바 있다. 다만 이번에는 '온리유'에서 보다 훨씬 적극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캐릭터라는 것이 차이점. 이천희는 "이번에는 '나도 남자다'라는 느낌을 주려고 한다"면서 "시청자들이 '연서가 수형이랑 잘 살면 되지 왜 친구의 남편을 사랑하느냐'라는 말을 하도록 연기하겠다"고 눈을 반짝였다. 이어 그는 "불과 일년 전 영화 '태풍태양'에 주연으로 처음 출연했는데 이제 드라마에서도 주연급 역할을 맡게 됐다"면서 "처음에는 여기가 내 자리가 아닌 듯한 느낌이 들고 불안하기도 했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운으로 된 것이 아님을 입증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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